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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북스의 책/사회과학

『노동자의 변호사들 : 대한민국을 뒤흔든 노동 사건 10장면』신간 소개

『노동자의 변호사들 : 대한민국을 뒤흔든 노동 사건 10장면』

민주노총 법률원, 오준호 지음, 최규석 만화 | 미지북스 | 2013년 | 296쪽 | 15,000원

 

                                                  

여기 노동자의 삶과 권리를 묵묵히 지켜온 변호사들이 있다. 쌍용자동차·재능교육 해고 노동자,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 삼성반도체 백혈병 노동자…. 독자들은 법정이라는 가려진 링 위에서 분투해온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 법과 노동의 현실을 깨닫게 된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노동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생생한 현장감을 더한다. 르포르타주 작가 오준호와 만화가 최규석이 노동자와 변호사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했다.


미지북스의 신간 『노동자의 변호사들 : 대한민국을 뒤흔든 노동 사건 10장면』이 출간되었습니다. 민주노총 법률원과 르포르타주 작가 오준호가 함께 쓰고 『100℃』, 『지금은 없는 이야기』 등을 그린 최규석 만화가가 「변호사들」을 그렸습니다. 



 



 만화 「변호사들」일부. 


 

한국 사회 인권의 최전선, 노동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지난 10년의 기록

노동자의 변호사들이 들려주는

우리 시대 법과 노동의 맨 얼굴

 

『노동자의 변호사들』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건,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 해고 사건,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 등 지난 10여 년 동안 있었던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노동 사건들을 골라 우리 사회 노동의 현실을 새롭게 전달하는 책입니다. 판례와 법조항을 자유자재로 인용하며 사건의 핵심을 설명하는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노동 사건들 사이에 숨겨져 있던 중요한 맥락을 드러냅니다. 지난 10여 사이에 만들어진 제도와 법률, 판례 들이 노동3권을 차근차근 무력화해왔으며,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 사회 노동 문제의 근본적인 배경임을 독자들에게 설명합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노동 문제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시혜적 관심이 아니라 기본권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오늘날 노동자들이 겪는 부당한 대우가 사회의 기본 질서를 형성하는 기본권이 무시되고 짓밟히는 문제임을 환기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노동에 대한 두 가지 시선, 시기와 미움 그리고 연민과 동정의 시선이 존재합니다. 두 시선 사이의 길, 즉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인 노동3권에 주목할 때 복잡한 실타래 같은 노동 사건의 미로 속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지난 10년의 기록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노동자의 변호사들』은 지난 10년 사이 우리 사회의 노동의 풍경이 급격하게 변화해왔음을 생생히 보여줍니다. 노동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점점 더 격화되는 것과 동시에 노동의 근본적인 질서도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진입했습니다. 2007년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 해고 사건,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반대 파업, 2010년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 집단 해고 사건 등 이 책에 담긴 노동 사건들은 갈등의 강도(强度)뿐만이 아니라 그 사건들이 일어났다는 점 자체가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우리 사회 노동 문제의 씨앗이 되는 대부분의 제도, 법률, 판례 들이 지난 10여 년 사이에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그 시작은 IMF 경제위기였습니다. 1998년 초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노사정 합의)’에 따라 정리해고 제도와 노동자 파견 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여러 규제를 두어 남용을 막으려 했지만 한 번 빗장이 풀리고 나자 불법적인 고용 형태는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뒤이어 2000년대 이후 파업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2006년 비정규직 보호법이 도입되어 당시 만연해 있던 불법적인 고용 형태를 한 번 더 합법화했습니다. 2010년에는 근로시간 면제 제도(타임오프)와 복수 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노동자의 삶을 둘러싼 질서가 급변한 것입니다. 제도와 현실은 정부와 국회, 기업과 법원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동안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습니다. 숨 가쁜 변화의 결과 우리 사회의 노동의 풍경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한 것입니다.

 


인권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사람들: 노동자의 변호사들 


이 책은 바로 그들, 노동자의 변호사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대규모 해고와 파업, 용역 경비 직원과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 소식은 이내 여론의 관심에서 사라집니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남아 법정이라는 무대로 자리를 옮깁니다. 수년에 걸친 재판 동안 생계에 허덕이는 노동자의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은 노동자의 변호사들뿐입니다.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힌 뒤에도 변호사들은 몇 년 전의 현실을 계속해서 살아야 합니다. 바로 그곳, 법정이라는 가려진 링 위에서 그들은 일하는 사람들의 삶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분투합니다.

 

법원에서 어떤 판결을 내리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의 노동조건 전체가 영향을 받습니다. 판례 하나에 따라 노동조합 활동이 합법이거나 불법이 되고, 해고와 복직이 결정되며,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됩니다. 그래서 노동자의 변호사들은 국내외 사례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발로 뛰며 증거를 모으고, 새로운 논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때로 자신의 노력이 판결을 바꾸지 못할 때, 노동자들의 고통을 덜어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 때면 무력감에 시달립니다. 하지만 그들은 다음 날 다시 경찰서 유치장으로 달려갑니다. 변호사들은 법과 제도의 최전선에서 노동자의 삶과 권리를 지키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시기와 연민 사이에서 노동을 바라보기


오늘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와 노동조합에는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붙습니다. 한편에서 노동자와 노동조합은 국가 경제는 도외시하고 자기 이익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이기주의자들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용역 경비 직원과 경찰의 극단적인 폭력에 짓밟히는 사회적 약자가 노동자입니다. 시기와 미움, 연민과 동정이 모두 노동자를 향해 있습니다.

 

너무 당연해서 잘 언급되지 않는 것은 노동자들이 헌법이 보장한 특별한 권리를 갖는다는 사실입니다. 헌법 제33조 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라고 해서 노동자라면 누구에게나 어떤 조건도 요구하지 않고 노동3권을 보장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에 비해 상대적 약자인 노동자가 자신의 이익을 보호받으려면 단체행동을 통해 사용자와의 교섭을 요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역사적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사회 전체에 걸쳐 두루 비난받고 있는 파업권은 단체행동권에 포함되는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파업을 하려면 노동조합이 있어야 합니다. 한 사람의 노동자가 가지는 힘은 너무나 미약하기 때문입니다. 노동3권 중 단결권이 바로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권리입니다.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마주앉아 임금이나 노동조건을 두고 협상할 수 있는 권리를 단체교섭권이라고 합니다. 파업은 노동자가 사용자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거의 유일한 수단입니다.

 

『노동자의 변호사들』은 우리 사회의 노동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돕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들이 겪는 부당한 대우는 사회의 기본 질서를 형성하는 기본권이 무시되고 짓밟히는 문제라는 사실을 환기하기 때문입니다. 간접고용 및 특수고용 노동의 급증, 파업의 정당성에 대한 점점 더 까다로운 규제는 모두 노동 기본권을 회피하거나 무시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입니다. 노동 기본권의 보루로서 노동조합은 단체교섭과 단체행동의 절대적인 전제 조건이었고 오늘날 이 점은 더욱 더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 홍익대학교 청소․경비 노동자 집단 해고 사건,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건,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 해고 사건, 그 밖에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노동 사건은 결국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박탈당한 노동조합에서, 즉 노동3권이라는 기본권을 인정하지 않는 현실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노동 기본권이 차근차근 무력화된 결과 오늘날 우리 사회는 노동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극단적인 형태로 분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그 갈등의 한가운데 있었던 노동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았고, 변호사들은 노동자의 삶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묵묵히 분투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투쟁하는 노동자와 그들을 돕는 변호사들의 이야기인 동시에, 이 사회에서 노동자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입니다.

 

 

 


 『노동자의 변호사들』차례. 


1부 노동자의 변호사들 


1장 밤이면 어디론가 출동하는 변호사들 

2장 대법원으로부터 온 전화 한 통

3장 노동자의 변호사들이 걸어온 길


2부 대한민국을 뒤흔든 노동 사건 10장면


1장 당신이 아픈 이유, 누가 답해야 할까

-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


2장 청소 미화원은 75만 원만 벌어도 된다고? 

-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 집단 해고 사건


3장 누구도 정리해고에 반대할 수 없다

-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건


4장 이 사람은 노동자일까 아닐까 

-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 해고 사건


5장 비정규직 보호법이 비정규직을 늘린다

- 이랜드-뉴코아·KTX 여승무원·현대중공업 사내 하청 사건


6장 파업은 어떻게 범죄가 되는가 

- 철도노조 파업 사건


7장 정치 파업을 허용하라 

- 언론노조 파업과 MBC노조 파업 사건


8장 노동조합을 파괴하는 악법

- KEC 파업과 타임오프·복수 노조 창구 단일화


9장 노동조합은 공갈 협박범? 

- 건설노조 공갈 협박죄 구속 사건


10장 교사에게 정치적 자유를 달라 

- 전교조 시국 선언·정당 후원 사건


3부 변호사들 

- 최규석 만화



지은이 | 민주노총 법률원


연간 500~600건의 노동 사건을 맡고 있는 국내 최대의 노동자 지원 법률단체이다. 2002년 민주노총 부설 기관으로 설립된 이래 2006년 KTX 여승무원, 2007년 이랜드-뉴코아 비정규직,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와 언론노조 파업, 2010년 MBC노조 파업, 2011년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 집단 해고,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 등 한국 사회의 주요 노동 사건 지원에 참여했다. 


지은이 | 오준호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역사, 민주주의 등 여러 주제에 대해 책을 쓰고 번역했다. ‘다중지성의 정원’에서 저항과 혁명의 역사에 대한 강의를 했다. 지은 책으로 『소크라테스처럼 읽어라』(2012년), 『반란의 세계사』(2011년), 『진짜 민주주의』(공저, 2012년)가 있다. 번역한 책으로는 『보이지 않는 주인』(2011년), 『나는 황제 클라우디스다』(전3권, 2007년) 등이 있다. 

블로그 http://interojh.blog.me ‘초원의 바람’


만화 | 최규석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만화가 중 한 명이다. 『지금은 없는 이야기』(2011년), 『울기엔 좀 애매한』(2010년), 『100℃』(2009년), 『대한민국 원주민』(2008년), 『습지생태보고서』(2005년),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2004년) 등의 작품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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