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유일한 독서습관은, 질문을 하며 책을 읽는 것이에요. 특히 철학에 관한 책을 읽을 때면 철학자의 주장에 대해 생각을 해보고 저자에게 질문을 합니다. 이러한 저의 독서 습관은 강의 스타일에도 연결되는데, 저는 항상 학생들에게 정치철학 관련 도서를 볼 때 능동적으로 읽으라고 권해요. 단순히 철학자의 주장을 기억하기 위해 책을 보는 것이 아니라, 2천년 전의 철학자일지라도 그가 우리 곁에 살아 있다고 가정을 하고 질문을 하며 읽으라고 하죠. 책은 작가와의 대화로 초대하는 일종의 초대장이에요.


- 마이클 샌델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인터뷰 중에서)


* * *

 

멈추지 않는 질문만이 책 읽기의 답이다

마음만 앞서는 예비 독서가들을 위한 ‘비판적 책 읽기’ 지침서

 

  『소크라테스처럼 읽어라』는 다양한 독서론 가운데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초보 독자들에게 특별한 책 읽기의 세계를 들려줍니다. 저자는 독서란 정보습득이나 자기계발을 위한 도구적 행위가 아니라 스스로 묻고 답하는 삶의 과정 그 자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묻고 답하는 대화를 통해 아테네 시민들의 생각을 깨운 것처럼,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책과 저자, 그리고 우리 자신과 묻고 답하며 생각하는 힘과 비판적 사고를 키울 수 있습니다. 비판적 사고야말로 효과적인 독서법의 제1원리이며, 독서의 궁극적인 목적인 것이죠.


  저자는 한편 베스트셀러나 위대한 고전, 각종 필독서 목록에 구애됨 없이 자신에게 맞는 독서 세계를 만들라고 조언합니다. 왜냐하면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이란 결국 자기만의 페이스가 있는 능동적이면서도 개인적인 특별한 과정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왜 우리는 책을 읽는가? 지식에 대한 갈구는 인간의 본성이다


  책 읽기는 인간의 본성입니다. 독일의 문학가 마르틴 발저는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를 만든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인간답다’는 것은 끊임없이 물음을 던진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최초의 인류가 등장한 먼 옛날부터 지적 호기심은 인류의 본성이자 문명을 만든 근원적 동력이었습니다. 저자는 오늘날 인간을 만든 것은 바로 앎에 대한 본능이며,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지적 호기심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역사를 살펴보면, 권력자들은 언제나 사람들의 지적 호기심을 억누르고 사람들을 책에서 멀리하게 만들려 했습니다. 히틀러 치하의 독일에서는 ‘분서(焚書) 축제’같은 행사들이 열렸고, 아르헨티나의 독재 정부는 관제 데모를 조직해서 “책은 필요 없다. 구두를 달라!”고 외치게 했으니까요. 그러나 사람들을 앎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어 보려던 정치권력은 예외 없이 몰락했습니다. 지적 호기심을 막는 것은 인간의 본성, 아니 인간 그 자체를 금하는 것이라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책은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 질문하고 선택하게 합니다. 생각은 백지에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를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언제나 질문과 호기심입니다. 최초의 질문에서 생각의 싹을 틔우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면서 생각은 가지를 뻗고 자랍니다. 생각하지 않으면 감각적 쾌락이 빈자리를 메우게 되고, 우리는 점점 더 인간다움에서 멀어지고 맙니다. 


소크라테스처럼 읽어라! 생각을 하려면 질문을 던져야 한다

 

  글쓴이의 주장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수동적 독서, 처음부터 끝까지 일직선으로 나아가는 기계적 독서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지 못합니다. 

 

  생각하는 독서란 곧 질문하는 독서입니다. 우리의 사고는 질문-대답의 과정으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와 대화를 나눌 때마다 아테네 시민들의 잠들어 있던 이성은 깨어났고 자신과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 질문을 던질 때마다 그만큼 더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질문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처음의 사소한 질문에서 무한한 질문으로 뻗어나가고, 무한한 생각과 창조로 귀결될 것입니다. 

 

저자는 질문하는 독서에 대해서 몇 가지 조언을 전합니다. 


  * 무작정 질문하기. 간단한 질문에서 심오한 질문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해봅시다. 질문도 손으로 직접 써봅시다. 제대로 된 질문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제목은 무슨 뜻인지,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었는지, 왜 마음에 들었는지, 내 친구는 좋아할지, 무작정 질문합니다.

 

  * 질문을 다각화하기. 먼저 구체적인 정보에 대한 질문(사실적 질문)을 던집니다. 그다음 글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해석적 질문)으로 나아갑니다. 그러고 나면 글의 메시지를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평가적 질문) 궁금해지고, 글 너머를 상상하는 질문(사색적 질문)도 가능합니다.

 

  * 딜레마 즐기기. 책은 우리에게 많은 딜레마들을 선사합니다. 결론을 미리 정해버리지 말고 책에 나오는 딜레마를 진지하게 고민해봅시다. 우리의 삶 역시 딜레마의 연속입니다. 우리는 딜레마를 통해 인간사의 복잡함을 이해하게 되고, 딜레마를 어떻게 넘어설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튼튼한 생각의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책읽기를 ‘습관’으로 만들까?

 

  자, 정작 책을 평소에 가까이 하지 않는다면 아무 쓸고마 없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쉬운 길은 없습니다. 저자는 되든 안되든 일단 습관부터 들이는 노력을 하라고 조언합니다. 사람들은 도무지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하고는 합니다. 하루 일과만 다 끝나면 분명 책을 읽을 수 있는데, 일과가 도무지 끝이 나지 않는다고 말이죠. 학교나 직장에 있다가 일이 끝나면 친구도 만나고 밥도 먹고, 집에 오면 TV도 봐야 하니까요. 


  “나쁜 습관은 자기도 모르게 몸에 배지만, 좋은 습관은 의식적으로만 몸에 익힐 수 있습니다.”


  결국 독서를 하려면 독서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합니다. 시간이 날 때가 아니라 ‘시간을 만들어’ 읽어야 합니다. 아침 등교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읽기로 결심하거나, 습관적으로 TV를 켜지 말고 딱 한 시간만 책을 읽겠다고 결심해봅시다. 

 

나만의 독서 페이스

 

  “다독하는 게 좋은가요, 그보다 적은 책을 정독하는 게 좋은가요?”


  자기만의 페이스로 읽는 것이 답입니다. 다독이냐 정독이냐, 속독이냐 완독이냐 하는 것은 결국 얼마나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독서를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집중하며 천천히 읽어야 할 부분과 정보를 섭렵하며 빨리 읽어야 할 부분을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입니다. 


  모든 책을 일괄적으로 빠르게 읽어야 할 이유도 혹은 느리게 읽을 이유도 없습니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를 쓴 다치바나 다카시 같은 속독가들은 한 쪽에 3초가 걸리고 300쪽짜리 책을 10분이면 읽는다고 합니다. 반면 『천천히 읽기를 권함』의 야마무라 오사무, 『책 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의 이권우 같은 완독가들은 사색과 여유를 음미하며 읽으라고 말합니다. 모두가 다치바나 다카시처럼 ‘고도의 정보 인간’이 될 수도 없으며 또 그렇게 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아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책을 정독하고 느리게 읽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어떤 책이 좋은 책인가요?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은 책이란 바로 ‘나에게 좋은 책’입니다. 좋은 책은 각자에게 다를 수밖에 없고, 같은 사람이라도 인생의 시기마다 달라지니까요. 중국의 철학자 임어당은 “만 사람이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책이란 이 세상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독일의 문호 헤르만 헤세도 “최우수 도서나 최우수 작가 100선 같은 건 세상에 없다.”고 잘라 말했고요. 


  저자는 ‘명작이고 베스트셀러니까 필독서다, 필독서니까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나에게 좋은 책은 나 자신이 가장 잘 알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고르는 것 역시 독서의 주체적인 과정입니다. 다만 저자는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고르는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조언합니다. 


하나, 손과 마음이 가는 대로 읽는다

둘, 한 관심사로 파고들어 읽는다

셋,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책을 읽는다

 

함께 읽으면 책 읽기가 더 즐겁다


  독서 클럽에서 함께 책을 읽어봅시다. 실제로, 독서 문화가 발달한 선진국에서는 독서 클럽이 대단히 보편화되어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는 약 75만 개의 독서 클럽이 있으며, 세계 최고의 독서율을 자랑하는 스웨덴은 인구 980만 명 가운데 300만 명이 하나 이상의 독서 클럽에 가입해있다고 하고요.


  흔히 책 읽기라고 하면, 홀로 조용히 책을 읽는 사람의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독서’라는 생각은 근대의 산물입니다. 고대 수메르인은 “책장에 쓰인 단어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죽어있지만, 큰 소리로 외쳐지는 단어는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간다.”고 했습니다.


  함께 책을 읽으면 혼자 읽을 때보다 더 많은 질문과 대답을 경험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내 생각이 섞여 새로운 생각을 낳고, 또 타인의 생각을 듣고 이해하는 힘을 기릅니다. 즉 묻고 답하는 책 읽기는 함께 읽을 때 더 빛을 발합다. 독서 클럽은 자신의 밀실을 넘어 광장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지금 당장 지역의 독서 클럽의 문을 두드려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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