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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知 - 책 읽기

아마존, 생명의 강과 수난의 이야기

우리 시대 최고의 아마존 탐험가 존 헤밍의 『아마존 : 정복과 착취 경외와 공존의 5백 년』이 출간된 지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저희 편집자들의 눈에는 참으로 아름답고 보석같은 책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독자님들의 서평이 적어 많이 아쉬웠는데, 오준호 작가님께서 『녹색평론』에 멋진 서평을 써 주셨습니다. (오준호 작가님은 『노동자의 변호사들, 『반란의 세계사』의 저자입니다.)

 

 


 

 

서평|『아마존 : 정복과 착취 경외와 공존의 5백 년』(존 헤밍 지음, 최파일 옮김)

 

   아마존, 생명의 강과 수난의 이야기

 

오준호 

 

 

'세계 최고의 강' 아마존

 

어릴 적에 나는 ‘세계 최고’가 뭐냐는 문답에 푹 빠졌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에베레스트.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는? 마리아나 해구. 이 해구에 에베레스트를 빠뜨리고 거기에 백두산을 올리면 수면 위로 살짝 올라온다. 그러면 세계 최고의 강(江)은? 이걸로 친구들과 티격태격하곤 했다. 나일 강이냐, 아마존 강이냐?

현재 지리학계에서 공인된 ‘가장 긴 강’은 나일 강이다. 아마존 강은 2위이다. 1위든 2위든 한강을 열두 개 연결한 것보다 길다. 그런데 일부 과학자들은 새로운 측정 방식을 도입하면 아마존 강이 더 길다고 주장하며, 이에 동의하는 학자들도 늘고 있다.

 

이 거대한 강의 길이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원래는 6.695킬로미터인 나일 강보다 짧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폴란드 탐험대가 안데스 산지에서 아마존의 구불구불한 수원으로 흘러가는 시내를 발견했고, 그렇다면 아마존의 총연장은 7,483킬로미터가 되어서 아프리카의 라이벌을 쉽게 능가한다. _『아마존 634쪽

 

만약 ‘가장 큰 강’을 뽑는다면 아마존 강은 독보적인 1위다. 아마존 강의 유역면적(700만㎢)은 나일 강의 두 배, 한강의 300배다. 남미 대륙의 3분의 1이 아마존 강 유역이다. 아마존 강은 전 세계 강물 수량의 5분의 1이며, 나일 강이 1분 간 흘려보내는 물을 1초에 흘려보낸다. 강폭이 넓은 곳은 10킬로미터나 되며 하구에서 3,700킬로미터 떨어진 페루에서부터 대형선박으로 여행할 수 있다. 아마존 강은 남미 대륙의 ‘내해’이다.

 

 

공중 촬영으로 보면 아마존 강을 줄기로 하여 무수한 지류들이 가지를 치며 뻗어 나가는 ‘강들의 나무’를 볼 수 있다. 이 나무를 둘러싼 녹색 분지는 미국의 4분의 3을 덮을 크기이다. 이곳에는 세계 생물종의 4분의 1이 산다고 추정되며, 현재에도 꾸준히 새로운 종들이 보고된다. 인간은, 고고학적 조사에 의하면 1만 1천 년 전에 아마존에 정착했다. 유럽인들이 들어온 16세기 이전 아마존 분지와 그 일대에는 약 4백 만의 인디오들이 살았으리라 여겨진다. 그 인구는 수 세기 후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든다. 인디오는 생명의 아마존에서 가장 멸종에 가까이 다가갔던 존재였다.

 

‘세계 최고’의 강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너무나 적다. 고대 문명 발상지인 나일 강 유역과 달리 아마존 분지의 열대 다습한 기후는 기록 문화를 발달시키지 않았다. 인디오들은 숲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가져 왔지만 고고학적 유물은 거의 남기지 않았다. 그래서 아마존에 대해 아는 역사는 유럽인들이 남긴 기록에 토대를 둘 수밖에 없다. 유럽인 정복자와 선교사들이 그들의 시각으로 쓴 탐험, 정복, 선교의 기록에서 아마존 원주민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읽어내기란 무척 어려운 일일 것이다. 다행히 『아마존』의 저자이자 영국 왕립지리학회 소속인 존 헤밍은 그 일을 진실에 가깝게 해낸 듯하다. 그는 50년 간 직접 아마존을 탐험하며 40개 이상의 원주민 부족(그때까지 알려지지 않은 부족도 포함해서)과 만나 연구한 경험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

 

이 책의 독자는 두 방향에서 저자를 따라갈 수 있다. 하나는 아마존 탐험과 개척의 역사다. 급류를 헤치고 질병과 원주민의 공격을 극복하며 미지의 땅으로 나아가는 모험가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흥미진진하다. 또 하나는 아마존 원주민의 수난사이다. 인간의 도전 정신을 비추는 탐험의 역사가 원주민의 수난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은 비극이다. 인디오들의 고통의 역사는 백인들이 그 녹색의 땅에서 탐욕한 대상이 무엇인가에 따라 구분된다. 최초에는 황금이었고, 17~18세기에는 노예였고, 산업시대엔 고무였다. 최근에는, 백인들만 원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벌목, 목축, 대규모 개발 사업들이 숲과 인디오의 삶을 위협한다.

 

황금과 노예를 좇아 아마존을 유린하다

 

콜럼버스가 서인도 제도를 발견한 2년 후인 1494년, 역사상 가장 황당한 조약이 맺어진다. 교황 알렉산드르 6세는 식민지 쟁탈로 다투는 포르투갈과 에스파냐를 불러 ‘토르데시야스 조약’을 맺게 하고, 대서양 한 가운데를 갈라 동쪽은 포르투갈에게, 서쪽은 에스파냐에게 나눠 주었다. ‘기독교로의 개종과 문명화 사명(!)’을 수행하라는 교황의 당부에 따라 포르투갈은 아프리카를, 에스파냐는 중국과 인도를(당시는 아메리카 대륙이 인도라고 생각했다) 차지한다. 아직 지도에 발견되지도 않은 땅까지 두 나라의 소유로 ‘하사’되었다. 후일 브라질이 되는 아마존 분지가 포르투갈의 땅이 된 이유는, 지리적 지식이 없었던 교황이 대서양에 멋대로 그은 선이 남아메리카 동쪽의 튀어나온 부분을 지나갔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은 그곳을 거점으로 아마존 분지 전체를 야금야금 먹어간다.

 

1500년 에스파냐인 야네스 핀손은 ‘인도의 갠지스 강이라 믿고’ 최초로 아마존 강을 거슬러 올라갔고, 몇 차례 소소한 탐험과 원주민과의 교역이 있고 난 후 에스파냐인들은 겨우 그 땅에 인도가 아닌 ‘아메리카’란 이름을 붙였다. 본격적인 아마존 원정은 1532년 에스파냐의 ‘콘키스타도르’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2백 명의 용병으로 잉카 제국을 멸망시킨 후에 시작된다. 에스파냐인들은 ‘황금의 땅 엘도라도’의 전설에 미쳐 안데스 산맥 동쪽 밀림으로 행군했다. 하지만 그 행군의 결과는 수 세기 동안 같은 실수를 반복한 백인들의 처지를 미리 보여주는 듯했다.

 

아마존 삼림으로 내려가자마자 그들은 대책 없이 무능해졌다. 문명 유럽인들이 어째서 세계에서 가장 다양성이 두드러지는 생태계에서 생존해나가는 법을 결코 익히지 못했는지는 참으로 기이한 일이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반면 원주민들은 (...) 식량과 약초, 자재로 쓸 만한 수백 가지 식물의 잠재적 가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한 인종은 더듬더듬 나아가며 살갗이 찢어지고 벌레에 물리고 굶어 죽어간 반면 다른 인종은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건강을 유지하며 초목 사이를 자유롭게 누볐다. _『아마존46쪽

 

 

 

▲ (좌)아마존에서 가장 큰 원주민 부족인 야노마미족과 (우)중앙 브라질의 카야포족. 치장과 함께 곤충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려는 의미에서 몸에 물을 들인다.

 

 

한몫 챙기려는 에스파냐 모험가들은 화승총과 강철검을 들이대며 인디오들에게 황금의 땅이 어디 있느냐고 윽박질렀고, 종종 식량을 뺏느라 무자비한 살육을 벌였다. 병사들의 잔학성이 너무 심한 나머지 에스파냐 국왕 카를 5세는 자신의 영혼이 구원받지 못할까봐 걱정했고 그 걱정이 해소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정복을 금지하기도 했다.

 

그 후 2세기에 걸쳐, 에스파냐는 남미 대륙의 서쪽을, 포르투갈은 대서양쪽에서 정착촌을 만들어나간다. 특히 포르투갈은 토르데시야스 조약을 무시하고 서쪽으로 땅을 넓혀갔다.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의 영토 분쟁이 잦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이미 황금의 꿈은 허구로 드러났는데, 그렇다면 아마존의 무엇이 유럽인들을 끌었던 것일까? 사실 아마존의 열대우림은 농사에 적합하지 않았고, “유럽인들은 그곳을 수익성 있게 개발하는 법을 찾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 유럽인들이 눈독을 들인 것은 인간들, 즉 노예로 부릴 인디오였다.

 

열대 지방에 도착한 유럽인들은 비록 그들이 고국에서는 농장 일꾼이었다 하더라도 이곳에서는 육체노동을 전혀 하려고 하지 않았다. 더욱이 아마존 지역에서 유럽식 삶을 재현하는 데는 많은 노동력이 들어갔다. (...) 식민지인들은 자신들을 먹이고 도시와 집을 짓고 끝없는 여행길에서 대신 노를 저어줄 인디오들이 필요했다. _『아마존 122쪽

 

포르투갈인들은 잔혹한 노예 소유주였다. 윈스턴 처칠의 말처럼 “인류 역사에서 그렇게 적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이들에게 그렇게 크나큰 해를 끼친 적도 거의 없었다.” 인디오의 노예화는 엄밀하게는 불법이었으므로 정복자들은 ‘몸값 지불’이라고 표현했다. 원주민 부족들의 상시적인 전쟁을 이용해, 타 부족의 포로가 된 원주민을 구조하면 그의 몸값을 지불한 셈이기에 그를 노예로 삼을 수 있었다. 이 표현은 마구 남용되면서 사실상 노예사냥과 동의어가 되었다. 매질, 기아, 유럽인이 가져온 전염병으로 원주민 인구는 빠르게 감소했다.

 

장엄한 이과수폭포가 등장하는 영화 『미션』은 이 시기, 구체적으로 1750년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이 ‘마드리드 조약’을 맺은 직후가 배경이다. 영화에서 예수회 가브리엘 신부는 폭포를 기어 올라가 과라니족의 영토로 들어간다. 창과 화살을 들고 다가오던 인디오들은 ‘가브리엘의 오보에’에 마음의 문을 연다. 가브리엘 신부는 과라니족을 숲에서 데리고 나와 선교 공동체를 세운다. 실제로 예수회를 비롯한 선교회들은 원주민들을 대상으로 ‘신정 국가’를 만들고자 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산 미겔’ 공동체의 유적은 지금도 남아 있다.

 

영화는 과라니족의 선교 공동체를 지키려는 예수회 신부들과 그 공동체를 파괴하려는 포르투갈 및 에스파냐 식민주의자들의 대결로 이어진다. 포르투갈 군대가 공격해 오자 가브리엘 신부(제레미 아이언스)는 십자가를 들고, 노예 상인 출신으로 회개하고 선교사가 된 멘도사 신부(로버트 드니로)는 칼을 들고 이에 맞선다. 영화에서 두 신부의 다른 선택과 인디오의 슬픈 운명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런데 어째서 선교 공동체가 공격을 받아야 했을까.

 

인디오의 노예 노동에 의존한 정착민들의 이해가, 인디오를 선교 공동체로 모으려는 선교사들과 충돌했기 때문이다. 선교사들은 원주민의 정체성을 훼손하기도 했지만 무차별한 착취로부터 보호하는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1750년 교황청이 마드리드 조약을 중재하여 남미에서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의 국경선을 획정하자, 이로써 브라질을 완전히 차지한 포르투갈과 우루과이를 얻은 에스파냐는 눈엣가시인 예수회 선교 공동체를 몰아내기로 한다. 두 나라의 연합군에 맞서 원주민들은 ‘과라니 전쟁’을 벌이지만 『미션』에서처럼 참혹한 패배로 끝난다.

 

 

 

예수회를 축출한 포르투갈은 형식적으로 원주민의 ‘자치와 자유’를 선포하고, 각 정착촌에 백인 감독관을 보내 인디오들을 ‘부유하고 문명화된 기독교인’으로 바꾸려고 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원주민들을 선교사들의 프라이팬에서 감독관들의 아궁이 속으로 던져”넣었다. 감독관들은 대부분 잔인한 깡패였고 강제 노동을 부과했으며 원주민 여자들로 하렘을 차리곤 했다. 1821년 브라질이 포르투갈에서 독립했지만, 여전히 지배자는 포르투갈 출신의 백인들이었다. 1835년에는 원주민, 혼혈인과 자유주의 백인 지도자들이 결합한 대대적인 봉기가 일어난다. 이 봉기는 집 없는 사람들이란 뜻의 ‘카바누’에서 이름을 따 카바나젱 반란이라 불리는데, 억압 받아온 원주민들은 무섭도록 폭력적이었으며, 진압 역시 피비린내 났다. 진압군은 “카바누의 귀를 꿰어 만든 ‘묵주’를 목에 걸고 카누에 가득 실린 사람들을 익사”시켰다. 카바나젱 반란으로 브라질 아마존의 남성 인구 5분의 1이 사망했다.

 

우리는 모두 인디오들이다

 

아마존 인디오들이 노예제로부터 해방되자 ‘고무 붐’이 들이닥쳤다. 고무는 18세기부터 소규모로 사용되다가 19세기 산업 혁명의 필수품이 되었고 19세기 후반 타이어 수요와 함께 폭발적으로 생산이 늘었다. “19세기 내내 아마존은 이 놀라운 상품을 독점했다.” 야생 고무 채취자들이 아마존에 쏟아져 들어왔고 고무를 실어 나르는 선박들이 강에 줄을 이었다. 채취한 고무를 강둑까지 나르느라 철도가 건설되었다. 돈이 몰려든 마나우스 같은 강변 도시는 ‘열대의 파리’로 불릴 정도로 흥청거렸다.

 

인디오들은 ‘하얀 황금’ 고무 산업에 자발적으로 뛰어들기도 했고 강제로 편입되기도 했다. 생계를 위해 자발적으로 고무 채취자가 된 인디오들도 고무업자들이 부르는 말도 안 되는 헐값에 응해야만 했다. 고무 부호들은 정부의 있으나마나한 감독과 인디오들의 순박함을 악용하여 자기들의 고무 제국을 세웠다. 악명 높은 고무 부호 페루인 훌리오 세사르 아라나는 푸투마요 강 일대의 원주민들에게 폭군으로 군림했다. 그의 사업소장들은 원주민들에게 1인당 75kg의 채취 할당량을 주고 그 양을 채우지 못하면 고문과 살인을 서슴지 않았다.

 

인디오와 그의 아내들, 아이들이 이 말도 안 되게 무거운 양의 고무를 힘겹게 들고 와 무게를 달았다. (...) 바늘이 정해진 눈금까지 도달하지 못하면 그들은 엎드려서 처벌을 기다렸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살점이 떨어져 나올 때까지 채찍으로 50대를 맞거나 아니면 마체테로 난자당했다.’ (...) 한 인디오가 도망치면 ‘그들은 그의 어린 자식들을 잡아다가 손발을 묶어 매단 후 불 위에 구우면서 아버지가 어디에 숨었는지 실토하게 고문한다.’ _『아마존406쪽

 

이 폭정은 아마존 고무 붐이 붕괴하면서 막을 내렸다. 열대 아마존보다 경쟁력 있는 동남아시아 고무의 등장, 합성고무의 발명이 고무 붐 붕괴에 한몫 했다. 고무 수출이 폭락하면서 호화스러운 도시들도 텅텅 비어 갔다. 인디오들에게는 고무 부호들의 몰락이 축복의 나팔소리로 들렸으리라.

20세기 중반까지 아마존은 평온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1950년대 이후 브라질 정부가 아마존 지역의 대대적인 개발에 착수하면서 이 지역은 다시 격동했다. 이번에 나타난 세 가지 운명의 적은 ‘비행기, 전기톱, 불도저’였다. 비행기와 활주로가 이동의 혁명을 가져오고, 전기톱은 벌목과 개간의 차원을 확 바꾸었으며, 불도저가 숲을 밀어 도로를 놓으면 수백만의 이주민이 몰려들어왔다. 개발업자들은 밀림을 불태우고 목장을 만들었으며, 목장의 소를 먹이기 위해 다시 밀림을 개간하여 콩을 심었다. 20세기 후반의 40년간 아마존 전역에서 프랑스보다 큰 면적의 숲이 사라졌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세계의 허파’ 아마존 숲과 그 숲을 지키는 원주민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현재 브라질 정부는 원주민 보호구역을 지정하고는 있지만, 끊임없는 벌목과 개발은 인디오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하지만 인디오들도 무력하게 당하지만은 않는다. 오랜 수난과 저항의 역사를 바탕으로 1960년대 이후 원주민 권익운동이 성장했다. 1980년대 말 대형 수력발전 댐 건설 계획이 세워지면서 카야포족의 땅이 모조리 물에 잠기게 되자 카야포족은 대규모 집회를 열어 맞섰다.

 

한 카야포족 여자가 발전 회사 간부에게 대고 외쳤다. ‘우리는 전기가 필요하지 않다. 전기는 우리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곳의 강들이 자유롭게 흐르기를 원한다. 우리의 미래는 거기에 달려 있다. 우리는 우리가 사냥하고 모여 살 숲이 필요하다. 당신네들 댐은 필요 없다.’ 간부가 빈곤을 구제할 진보를 이야기하자 그녀는 통렬한 논박으로 맞섰다. ‘우리의 “빈곤”을 덜어주겠다는 소리는 하지 마라. 우리는 가난하지 않다. 우리는 브라질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비참하지 않다. 우리는 인디오이다.’ _『아마존573쪽

 

“우리는 가난하지 않다.” 유럽인들은 ‘문명’을 자랑했지만 그들은 사람과 자연을 착취하지 않고는 아마존에서 살아갈 수 없었다. 인디오들은 숲에서 먹을 것을 얻고 죽으면 숲으로 돌아가며 자신들의 이야기와 문화를 엮으면서 수천 년을 살아왔다. 그 삶을 ‘미개’하고 ‘빈곤’하다고 재단하고 폭력적으로 개변하려 든 시도가 얼마나 불의하고 또한 얼마나 참혹한 실패로 끝났는지 이 책은 잘 증언한다. 아마존 숲이 사라질수록 지구온난화도 가속될 것이며, 숲을 지키는 데 가장 뛰어난 이들은 바로 아마존 원주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원주민의 권익을 지키는 일은 브라질 정부만의 일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 전체의 이해관계가 달린 일이 아닐까.

 

저 인디오의 외침에서, “보상금 필요 없다, 농사짓고 살고 싶다”는 밀양의 ‘할매 할배’들을 떠올리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아마존을 침범하고 지배하고 결국 실패한 식민의 힘은 오늘날 신자유주의 자본과 개발의 논리로 모든 곳에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신산한 역사는 우리에게 하나의 보편적인 윤리적 태도를 요청한다. 그것은 우리가 언제 어디에 있든 “우리는 인디오이다”라는 저 말에 공감하고 연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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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정복과 착취, 경외와 공존의 5백 년

존 헤밍 지음 | 최파일 옮김 | 미지북스 | 2013년 | 720쪽 | 30,000원

 

우리 시대 최고의 아마존 탐험가가 쓴 "지구의 허파"

생명의 강과 생명의 숲, 그 안에 펼쳐진 사람들의 이야기

 

아마존』에 대한 전 세계 언론의 찬사

 

"평생에 걸친 탐험과 연구 끝에 존 헤밍은 아마존을 지키는 강력한 인물이 되었다." 

_뉴욕타임즈

 

"역작! 거의 아마존 자체만큼 풍성하고 매혹적인 글이다."

_뉴사이언티스트

 

"존 헤밍의 열정적인 이야기는 아마존 강의 거스를 수 없는 물살처럼 독자들을 휩쓴다"

_파이낸셜타임즈

 

"이 제목을 그대로 실현한 한권의 책!"

_데일리 텔레그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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