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사이 『노동자의 변호사들 : 대한민국을 뒤흔든 노동 사건 10장면』이 여러 언론사에 소개되었습니다.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에서 운영하는 북매거진 [나비]에서는 『노동자의 변호사들』 본문의 1부 3장 전문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 4월 29일자 [한겨레21] 958호 신간 코너에 『노동자의 변호사들』이 소개되었습니다. 그 왼편에는 957호에 소개된 

『아마존』이 보이네요. 



 [오마이뉴스] 판사 앞에서 눈물 글썽글썽, 변호사에게 무슨 일이? (저자 리뷰) 

"왜냐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기본권을 지키는 일은 사막에서 물을 지키는 일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자신의 노동력을 고용주에게 내맡기는 사람이 인간으로서 존엄마저 잃지 않으려면 노동3권만큼은 보장받아야 한다. 그것을 지키는 일은 힘들지만 꼭 필요하고 인간적이며 가치 있는 일이다. 노동변호사들이 지금도 하고 있는 일이며, 또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다."


 [경향신문] [책과 삶]민노총 변호사들이 증언한 IMF 이후 노동자 삶의 엄혹한 변화

"이 책의 관점에 따르자면, 오늘날 우리 사회 노동 문제의 씨앗은 IMF 경제위기 때 뿌려졌다. 1998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노사정 합의)’에 따라 정리해고 제도와 노동자 파견 제도가 도입됐다. 물론 여러 규제를 통해 남용을 막으려 했으나, 한번 빗장이 풀리자 불법적 고용 형태는 급증했다. 2000년대 이후 파업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2006년 비정규직 보호법이 도입되면서 “불법 고용 형태를 한번 더 합법화”했다. 또 2010년에는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 오프)와 복수 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도입됐다. 그렇게 지난 10년 동안, 노동자들의 삶을 둘러싼 질서가 급변했다."


 [부산일보] 노동 3권이 짓밟히는 현실에 맞서 싸우다

"기울어진 링은 법정에만 있지 않다. 우리는 노동조합과 파업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고, 대다수 언론은 끊임없이 자본의 논리를 대변한다. 노동자의 변호사들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 사건 하나하나의 판례를 통해 조금씩 기울어진 링의 수평을 맞춰 간다. 한국사회의 노동 현실을 살펴볼 수 있는 살아 있는 교과서로 선택해도 손색없겠다."


 [뉴스핌] [신간] 노동자의 변호사들 : 대한민국을 뒤흔든 노동 사건 10장면

"이 책에 등장하는 노동 사건들은 노동조합의 존재가 노동 기본권의 토대이자 단체교섭과 단체행동의 절대적인 전제 조건이라는 점을 생생히 보여준다.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박탈당한 노동조합, 즉 노동3권이라는 기본권이 박탈당한 것이 오늘날 노동 문제의 핵심이다."


 [레디앙] 노동자의 변호사들이 들려주는, 우리 시대 법과 노동의 맨 얼굴


 [주간경향] 노동자 편에 서는 희귀한 사람들


▶ [한겨레21] 출판 단신


▶ [내일신문] 노동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선


▶ [교보문고 북뉴스] 『노동자의 변호사들』, 나도 변호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회사 오너가 아닌 이상, ‘현장에서 발로 뛰든 사무실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든 우리 대부분은 노동자다회피하거나 무시할 순 있겠지만노동자의 기본권은 언제든 내 뒤에서 날아드는 칼날이 될 수 있는 문제다. ‘집안에 변호사 한 명의사 한 명은 있어야 한다는 사람들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니까."


▶ [반디앤루니스] [요즘 뭐 읽니?] 민주노총 법률원, 오준호, 최규석, <노동자의 변호사들> 


▶ [울산저널] [새책] “베개나 이불, 더 필요하신 동지들”


▶ [매일노동뉴스] [노동자의 변호사들] 재벌·대기업·원청의 민낯을 드러내다


▶ [프레시안 books] '로또 당첨' 변호사라고? 그들은 지금…




노동자의 변호사들

저자
민주노총 법률원 지음
출판사
미지북스 | 2013-04-1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노동자의 변호사들』은 지난 10여 년 동안 있었던 대표적인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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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 정복과 착취, 경외와 공존의 5백 년』

존 헤밍 지음 | 최파일 옮김 | 미지북스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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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최고의 아마존 탐험가가 쓴 ‘지구의 허파’ 이야기

 

아마존 토착 원주민들의 태곳적 확실성과 상대적 평온함, 그리고 고립은 1500년을 기점으로 영원히 산산조각 났다. 유럽인들은 아마존에 대한 무지와 오만을 증명하는 역사를 써내려갔고, 정복과 착취의 대상으로서 아마존 자연과 원주민들은 잔혹한 시대를 살아야 했다. 그러나 아마존에는 그곳 자연과 원주민에 대해 한없는 경외와 애정을 품고서 선지적인 기록을 남긴 사람들도 있었다. 50여 년 동안 아마존을 탐험하고 연구한 아마존 전문가 존 헤밍은 아마존 곳곳에 남겨진 도전적인 탐험가들, 열정적인 선교사들, 탐욕스러운 고무 부호들, 아마존을 사랑했던 자연학자들, 원주민 보호 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그 강과 숲만큼이나 거대한 5백 년의 역사를 풀어놓는다. 

 


 



70여 컷의 화보 수록


 

 

이 책은 아마존의 거의 모든 역사를 다룹니다. 유럽인에 의한 아마존 정복의 역사, 탐험의 역사, 개발과 환경 파괴의 역사, 원주민 수난과 권익 운동의 역사, 자연과학, 고고학, 인류학에 의한 재발견 등 아마존에 관한 거의 모든 주제가 소개됩니다. 스스로 탐험가이기도 한 저자 존 헤밍은 그동안 제분야가 축적한 아마존에 관한 지식과 본인의 50년 탐험을 토대로 아마존의 방대한 역사를 보여줍니다.


생명의 나무, 아마존

위성사진으로 보면 아마존 강은 거대한 나무를 옆으로 뉘어놓은 형상입니다. 잔가지들이 큰 가지와 만나고 그것들은 다시 결절을 만들고 커지면서 거대한 가운데 몸통으로 흘러갑니다. 몸통은 아마존 강 본류를 말합니다. 본류는 대략 적도를 따라 안데스 산맥에서 대서양까지 남아메리카를 가로질러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릅니다. 가지는 주요 지류를 말합니다. 이 가지들 중 십수 개는 유럽의 그 어느 강보다도 큽니다. 잔가지들은 총연장 수십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시내들, 아마존 수계에 물을 공급하는 모세혈관들을 말합니다. 지구상에 비교할 바 없이 다양한 생물 종들이 이 ‘생명의 나무’를 젖줄 삼아 살아갑니다. 


아마존 강 본류의 총연장은 7,483킬로미터로 6,695킬로미터로 알려진 나일 강보다 깁니다(2001년 갱신). 아마존 강과 주요 지류에는 대양을 오가는 외항선들이 드나들 수 있는데, 그 길이는 무려 2만 2천 킬로미터입니다. 아마존 분지의 면적은 690만 제곱킬로미터이며, 미국의 4분의 3, 한국의 70배에 달하는 이 땅 거의 전부가 강과 숲으로 이루어진 천혜의 자연입니다. 아마존 강이 대양에 쏟아내는 담수의 양은 전 세계의 수량에 비교해 20퍼센트에 해당하고, 그 아래 여덟 개 강의 수량을 합친 것과 같습니다.


이곳에 전 세계 동식물 종의 30퍼센트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민물 어류의 30퍼센트(3,000종), 81종의 영장류(그중 69종은 아마존에만 서식), 427종의 포유류(그중 173종은 아마존에만 서식), 406종의 양서류(그중 348종은 아마존에만 서식), 1,300여 종의 조류(그중 260여 종은 아마존에만 서식), 그리고 수백만 종을 넘어 어림조차 불가능한 곤충과 미생물의 보금자리입니다. 식물의 경우, “경도와 위도를 1도 옮길 때마다 식생이 절반씩 바뀐다.”는 식물학자 리처드 스프러스의 말처럼 역시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아마존 파괴의 역사

미국의 지리학자 로이 내시(Roy Nash)는 1920년대까지의 아마존 개발을 총평하며 “지난 4백 년간 포르투갈인과 브라질인들이 야금야금 베어 먹은 양으로는 이 매머드 같은 녹색 치즈의 표면에 구멍 하나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그때까지 인간이 아마존에 미친 영향이 극히 미미했다는 의미였지만 동시에 인간이 아마존을 산업적인 용도로 개발할 능력이 못 되었음을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1940년대부터 아마존을 소유한 국가들이 그곳을 열어젖히려는 노력을 경주하면서, 아마존 삼림은 점차 점에서 선으로, 선에서 면으로 가속하며 파괴되기 시작됩니다.


가장 먼저 비행기 취항을 위한 활주로가 숲 곳곳에 만들어졌습니다. 비행기는 이전에 벽과 같던 아마존 숲을 뛰어넘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아마존은 전기톱을 맞아야 했습니다. 모터가 달린 전기톱은 단 몇 분 만에 거대한 나무를 베어냈고, 숲사람들의 화전 관습과 결합하여 아마존은 그동안의 위엄을 상실한 채 순식간에 인간들 앞에 엎드리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적은 고속도로였습니다. 주요 도시를 잇는 고속도로가 처음에는 아마존을 빙 둘러서, 그리고 점차 숲을 관통하여 건설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가지를 치듯 주변으로 뻗어나갔습니다. 위성사진을 보면, 고속도로 주변으로 마치 살을 발라낸 생선 가시 같은 몰골이 된 숲이 보입니다.


 점에서 선으로, 선에서 면으로 체계적으로 파괴되는 숲. 브라질 혼도니아 주의 2007년 8월 현재 위성사진.


아마존 파괴를 요구하는 힘

오늘날 전 세계는 아마존 숲이 생산하는 세 가지 산물을 목마르게 원합니다. 그것은 목재, 육류(소고기), 콩입니다. 아마존은 이것들을 생산하기 위해 점점 더 빠르게 파괴됩니다.


국제 목재 시장에서 목재 수요가 증가하면 벌목업자들은 아마존으로 몰려듭니다. 아마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마호가니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낼 때마다 다른 나무 27그루가 동시에 파괴됩니다. 나무 한 그루마다 수천 개체의 생명이 서식하고 있는데, 모두 나무와 같이 희생됩니다. 벌목꾼들이 나무 한 그루를 쓰러뜨리면 덩굴식물로 연결된 이웃 나무들까지 같이 쓰러져서 추가적으로 나무들이 죽습니다. 그다음 트랙터나 스키더가 나무를 끌고 가는 길, 통나무가 트럭에 실리는 적재 장소, 마지막으로 고속도로까지 이어지는 미로처럼 뻗은 길 모두가 삼림 파괴의 현장입니다.


20세기 말부터는 가축 방목용 초지를 만들기 위해 삼림을 파괴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에는 이것이 아마존 삼림 파괴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브라질 군사정부는 정책적으로 20년 동안 숲을 가축 방목지로 전환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했고, 의도대로 브라질은 주요 소고기 수출국이 되었습니다. 소고기 증산의 대부분은 아마존 숲을 파괴한 곳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불탄 숲에 들어서는 소 떼.


또 하나는 콩입니다. 콩은 가축의 사료로 쓰이는 주요 작물입니다. 세계 인구가 증가할수록 그리고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육류 소비가 증가합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콩 수요가 치솟습니다. 세계 인구는 1900년 15억 명에서 단 한 세기 후에 65억 명이 되었고 2050년까지 9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마존의 광대한 삼림을 밀어내고 콩과 소고기 공급을 늘리라는 압력은 점점 거세질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가 브라질의 목재와 소고기, 콩의 주요 구매자입니다.


'지구의 허파' 아마존을 지켜야 하는 이유

아마존은 종종 ‘지구의 허파’로 불립니다. 2000년 브라질에서 실시된 대규모 생물권-대기 실험(Large-Scale Biosphere-Atmosphere Experiment, LBA)에 따르면, 아마존은 한 해 평균 5억 6천만 톤의 탄소를 붙잡아둡니다. 그리고 전 세계 산소의 20퍼센트를 생산합니다. LBA의 과학자들은 만약 아마존 전역의 숲이 사라지면, 대기에 7백억 톤에 달하는 탄소가 추가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2011년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은 382억 톤이며, 한국의 탄소 배출량은 7억 4천만 톤.)


한편 아마존은 그 자체로 기후 조성자입니다. 아마존의 열대우림은 자원을 토양이 아니라 거대한 생물자원(biomass)에 저장합니다. 아마존 식물들은 왕성한 생장 활동을 통해 토양의 양분을 남김없이 빨아들입니다. 그리하여 나무가 쓰러지고 드러난 토양은 관목만 무성한 초지로 바뀌고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아마존 숲은 그 지역을 지나는 비구름을 북쪽의 카리브 해와 세계적인 곡창지대인 남쪽의 평야 지대로 흩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아마존 숲이 사라지면, 인간의 주요 거주 지역들은 상시적인 가뭄을 겪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도덕적 쟁점이 남아 있습니다. 자원을 마구잡이로 쓰는 인간이라는 종 하나가 우리와 이 행성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다른 수백만 종의 서식지와 생명을 파괴할 권리가 있을까?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대답해야 합니다.


▲ 지구의 허파 아마존



아마존 탐험의 역사

이 책의 주요 주제 중 하나는 아마존 탐험의 역사입니다. 아마존에 최초로 도착한 사람은 1500년 에스파냐의 비센테 야네스 핀손이었습니다. 그는 아마존 강 어귀를 탐사하고 원주민 부족과 조우하여 그들과 전투를 벌였습니다. 후일 브라질을 차지하는 포르투갈인도 야네스 핀손보다 몇 달 늦게 아마존에 상륙했습니다. 세 번째로 아마존에 등장한 서구인은 유명한 아메리고 베스푸치와 그가 속한 선단이었습니다.


본격적인 아마존 탐험은 그보다 40년쯤 뒤에 시작됩니다. 잉카 제국을 멸망시킨 에스파냐 정복자들은 제2의 엘도라도를 찾아서 무작정 안데스 고원을 내려와 아마존 숲으로 들어갔습니다. 그중 곤살로 피사로와 그의 부하였던 프란시스코 데 오레야나의 탐험 기록은 아주 구체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오레야나는 1541년부터 1년에 걸쳐 아마존을 일주하는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비록 그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최초로 아마존을 일주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들의 기록에 따르면, 16세기 당시 아마존 강 양편의 둑에는 각양각색의 부족 집단이 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다채로운 모습으로 끝없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19년 후 두 번째로 아마존 강을 일주한 탐험대가 등장합니다. 영화 《아귀레 신의 분노》로 유명한 우르수아-아기레 원정대가 그들입니다. 이들은 10개월에 걸친 살인과 약탈, 제국에 대한 반란으로 점철된 처절한 사투 끝에 아마존을 일주했습니다.


비교적 최근의 탐험가 중에는 미국의 전 대통령이었던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있습니다. 그는 8주에 걸쳐 1천 킬로미터가 넘는 험난한 강을 일주했습니다. 그는 오늘날 브라질의 혼도니아 주에 있는 수원지로부터 후일 그의 이름이 붙게 될 미탐험 강(당시에는 리우 다 두비다(‘의심의 강’이라는 뜻), 후일 루스벨트 강)을 탐험하고, 그다음 아리푸아낭 강을 내려가 마데이라 강까지 간 후 마나우스 인근에서 아마존 강 본류에 도착했습니다.

▲ 카누를 탄 아마존 원주민들이 배를 타고 온 최초의 유럽인들을 맞고 있다.


왜 서구인은 아마존 정글에서 무능해지는가

아마존에 들어선 콘키스타도르들은 유럽 최고의 전사 집단이었습니다. 말과 강철검을 보유한 그들은 카리브 해 지역과 안데스 산맥 인근의 개활지에서 대적할 상대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마존 삼림으로 내려가자마자 그들은 대책 없이 무능해졌습니다. 문명 유럽인들이 어째서 세계에서 가장 다양성이 두드러지는 생태계에서 생존해나가는 법을 결코 익히지 못했는지는 참으로 기이한 일이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원주민들은 어렸을 때부터 숲속에서 사냥과 낚시를 해왔습니다. 그들은 식량과 약초, 자재로 쓸 만한 수백 가지 식물의 잠재적 가치를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한 인종은 더듬더듬 나아가며 살갗이 찢어지고 벌레에 물리고 굶어 죽어간 반면 다른 인종은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건강을 유지하며 초목 사이를 자유롭게 누볐습니다.


유럽인들은 탁 트인 개활지에 익숙합니다. 서구인들은 오로지 이빨과 발톱에 의지해 발가벗은 채로 정글에 놓이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아마존에서 산다는 것은, 자신이 직접 사냥하고 낚시하고 먹을거리를 채취하러 다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잉카족은 기니피그와 라마라도 있었지만, 그들과 달리 진짜 숲 한가운데 살았던 아마존 원주민들에게는 가축 같은 게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최초 도래 시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유럽인은 결코 아마존에서의 삶에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아마존에서 생존하기 위해 일단 정복한 다음 그들 모국의 문명과 동식물을 이식해야 했고, 영속적인 식량 생산과 상업, 심지어 탐험과 군사 활동을 위해 전적으로 원주민 노동력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유럽인들은 숲에서 언제나 곤란에 빠져 허둥거렸다. 이 그림에서 유럽인 여행객은 카누까지 인디오의 등에 업혀 간다.

 

총, 균, 쇠와 원주민 수난

서구인 도래 이후 아마존 원주민들은 잔혹의 시대를 살았습니다. 최초 탐험의 시기에는 낯선 이방인들의 총포와 금속 날에 맞서 싸워야 했습니다. 이후 제국주의 국가들의 쟁탈전 시기에는 총포 외에 그들이 구사하는 분할 통치 전략에 말려들어 이방인들과 한편이 되어 이웃의 적대 부족을 학살하고 노예화하는 첨병이 되었습니다. 선교사들은 원주민을 숲과 강둑에서 끌어내어 선교 마을에 정착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그들은 전통을 박탈당하고 이방인들이 가져온 병원체에 면역 없이 노출되어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정착민들이 마련한 체제 안에서 노예 같은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절정은 아마존 고무 붐 시기였습니다. 원주민들은 고무나무가 자라는 곳이면 어김없이 노예 노동자로 편입되었고, 모든 인권을 박탈당한 채 혹사 끝에 죽거나 칼에 죽임을 당했습니다.


아마존에 투영된 인간들 꿈의 역사

서구인들은 울창한 아마존을 보며 다양한 환상을 품었습니다. 그들은 아마존에서 막대한 상업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 꿈꾸었습니다.


16세기 탐험가들은 제2의 엘도라도를 꿈꾸며 대책 없이 아마존 숲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숲이 제시하는 곤경 앞에 좌절로 점철된 기록을 남겼습니다. 향신료가 교역품으로 각광받던 시기에는 금 대신 계피나무를 찾아 정글을 헤맸습니다. 결국 최초의 유럽인들은 아마존에서 상업적으로 가치 있는 그 어떤 것도 찾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따금 이뤄진 교역에서 붉은 염료의 재료로 쓰이는 브라질나무를 주로 가져갔고, 이것이 새로운 땅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기독교 선교사들은 원주민들을 교화하여 그들을 진정한 신의 자식, 그들의 공동체를 신정 국가로 만들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선교사들은 원주민들을 유럽식 정주 문화 안에 가두었고, 그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정복자들에게 이용당해 원주민들을 숲에서 끌어내 합법적으로 노예화하는 역할을 맡곤 하였습니다. 일부 선교사들은 정착민들이 원주민을 노예로 부리는 세태를 강력히 비판하는 등 인도주의적이었지만, 원주민 공동체가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고, 전염병으로 떼죽음당하는 원주민들을 지켜보는 것 외에 아무런 수단도 갖지 못했습니다.


아마존이 처음으로 상업적 가치를 갖게 된 것은 19세기 말 고무가 산업 혁명의 핵심 소재로 부상하면서였습니다. 고무나무가 자라는 곳마다 고무 농장이 들어섰고 신흥 고무 부호들이 생겨났습니다. 이 고무 부호들은 고무 제국 건설을 꿈꿨습니다. 그들은 고무 수송을 위해 숲을 관통하는 철도를 건설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엄청난 비용과 수많은 인명만 잃고 사업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최악의 상황은 고무 종자가 유출되어 동남아에서 대량 생산되면서 그들의 고무가 경쟁력을 상실한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1927년 헨리 포드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어 아마존 숲에 거대한 고무 플랜테이션을 거느린 도시를 건설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주요 고무 산지가 다른 열강의 통제 아래 놓여 수급이 자유롭지 않자 직접 고무 도시 건설을 꾀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동남아의 품질 좋은 고무나무를 아마존에 역수입하여 수백만 그루의 고무나무를 심었습니다. 그러나 잎마름병이라는 전염병에 걸려 모두 죽어버렸습니다. 결국 헨리 포드는 1945년까지 단 한 번도 고무를 채취하지 못한 채 고무 농장을 헐값에 매각했습니다.



 포드란지아 폐허. 한때 아마존에서 가장 높은 인공물이었던 물탱크도 보인다.

 

21세기 아마존 원주민

1988년 한 카야포족 여성은 그들 거주지 인근의 알타미라에 들어서는 댐 건설에 반대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의 '빈곤'을 덜어주겠다는 소리는 하지 마라. 우리는 가난하지 않다. 우리는 브라질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비참하지 않다. 우리는 인디오이다." 우리는 원주민들에 대해 낙관주의를 견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인디오들은 이미 외부 사회와 접촉하고 그들 밖의 세계가 어떻게 사는지 충분히 보았습니다. 1982년 샤반테족 족장이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등 일부 부족은 외부 문명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쌓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족들은 외부를 닮기보다 그들 삶의 방식으로 고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늘날 브라질 국민들은 원주민들이 그 누구보다 뛰어난 숲 지킴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존과 원주민 보호에 찬성합니다.


거대한 족장사회 vs 소규모 거주 집단

서구인에 의해 파괴되기 전 원주민들의 공동체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에 대해 고고학자들은 치열한 논쟁을 벌였습니다. 원주민들의 삶의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강둑사람들은 강둑과 바르제아라고 불리는 우기가 되면 침수되는 풍요로운 지역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했던 사람들을 말합니다. 이들은 농사와 양식을 하며 정주 생활을 했습니다. 숲속사람들은 테라 피르메(terra firme)라고 부르는 비침수 지대에 살았던 사람들로 주로 사냥과 수렵, 반(半)유목 생활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인 논쟁은 아마존 원주민에 관한 두 권위자, 베티 메거스(Betty Meggers)와 애너 루스벨트(Anna Roosevelt)의 논쟁입니다. 루스벨트는 유럽인이 도착하기 2천 년 전부터 이미 아마존에는 거대한 “족장 사회”가 있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녀의 근거는 대규모 노동력을 동원했음을 증명하는 인공 둔덕의 존재, 계층 사회였음을 증명하는 정교한 도기 문화, 최초 시기 에스파냐인들이 관찰한 끝없이 이어진 마을과 그 크기에 대한 기록, 테라 프레타라는 인간의 노력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비옥한 흑색토 지대의 존재 등입니다. 그녀는 1991년 마라조 섬에서만 수만 제곱킬로미터의 영토에 신격화된 족장과 그 신하와 노예들로 이루어진 10만 명이 넘는 규모의 원주민 사회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메거스는 “아마존 제국이라는 죽지 않는 신화”라고 비판하며, 루스벨트가 원주민들의 산발적인 거주 흔적을 집산적으로 이해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외에도 메거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들은 인간 거주 흔적이 대개 10킬로미터를 넘지 못하였으며, 최장 50킬로미터 정도라고 지적했습니다.



▲ 비옥한 흑색토 지대. 그리고 한때 인간들의 거주지였음을 증명하는 수백만 점에 달하는 도기 파편들. 

과거 이 땅에는 어떤 인간 사회가 존재했을까?

 

아마존을 사랑한 사람들

열정적인 선교사들과 고고학자들 외에 자연과학과 인류학은 아마존에 대한 재인식이 가장 먼저 또 편견 없이 이뤄진 분야였습니다. 자연학자들은 아마존 전역을 누비며 점차 아마존의 가치를 발견해나갔습니다. 이 책에서는 최초의 과학 탐사부터 알렉산더 폰 훔볼트, 요한 밥티스트 폰 슈픽스, 카를 프리드리히 필립 폰 마르티우스, 찰스 워터튼, 헨리 월터 베이츠,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 리처드 스프러스, 그리고 최근의 리처드 에번스 슐츠에 이르기까지 자연학자들이 남긴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한편 초창기 계몽주의에 경도된 관찰자들과 달리 편견 없는 위대한 인류학자들 역시 아마존에 출현합니다. 카를 폰 덴 슈타이넨, 쿠르트 니무엔다주 등이 어떻게 원주민들 속에서 살았으며 모험을 했는지 생생하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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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존 헤밍(John Hemming)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아마존 탐험가 중 한 명이다. 캐나다인으로서 영국 왕립지리학회의 총무이사를 맡아 21년 동안 이끌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박사 학위, 워릭대학교와 스털링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1년 브라질 중부를 탐험하는 이리리 강 원정대의 일원으로 아마존에 처음 발을 디딘 이래, 50여 년 동안 아마존을 탐험하고 연구하였다. 그동안 5개 이상의 미접촉 부족을 발견한 것을 포함해 40개가 넘는 원주민 부족을 방문하였고, 미탐험 지대를 탐사하는 수많은 연구 원정대에 참여하였다. 브라질인이 아닌 사람으로서 가장 많은 원주민 부족을 방문한 서구인으로 평가받는다. 『잉카 정복(The Conquest of the Incas)』(1970년)으로 크리스토퍼 도서상과 여러 상을 수상하였고, 이후 30여 년에 걸쳐 아마존 원주민 역사에 관한 3부작 『붉은 황금Red Gold』(1978년), 『아마존 개척 시대(Amazon Frontier)』(1985년), 『죽을지언정 죽이지 말라(Die If You Must)』(2004년)를 집필하였으며, 아마존 연구에 관한 공로를 인정받아 브라질 기사 훈장을 받았다. 2008년에 이전까지의 연구를 아울러 이 책을 집필하였다.


옮긴이 최파일

서울대학교에서 언론정보학과 서양사학을 전공했다. ‘바른번역’에서 번역을 공부했고, 역사 분야를 중심으로 외국의 좋은 책들을 소개하려는 뜻을 품고 있다. 축구와 셜록 홈즈의 열렬한 팬이며, 1차 세계 대전 문학에도 관심이 많다. 옮긴 책으로는 『근대 전쟁의 탄생』(2011년), 『스파르타쿠스 전쟁』(2011년), 『십자가 초승달 동맹』(2010년), 『대포, 범선, 제국』(2010년), 『트로이 전쟁』(2010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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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정복과 착취, 경외와 공존의 5백 년』

존 헤밍 지음 | 최파일 옮김 | 미지북스 |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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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강과 생명의 숲, 그 안에서 펼쳐진 사람들의 이야기



알려진 왕국도 없고, 짙푸른 녹음만 한없이 이어져 있는 듯한 곳.

그런 아마존에도 거대한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아마존의 거대한 5백 년 역사를 이야기하는 책, 

『아마존: 정복과 착취, 경외와 공존의 5백 년』이 출간되었습니다!


평생에 걸친 탐험과 연구 끝에 존 헤밍은 아마존을 지키는 강력한 인물이 되었다.

                                                                                                                    -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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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책에 대해 설명하는 존 헤밍


 

세계적인 아마존 전문가 존 헤밍

 

『아마존: 정복과 착취, 경외와 공존의 5백 년』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박식함에 감탄을 금치 못하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저자 존 헤밍(John Hemming)에 대해 간단히 소개할까 합니다. 그는 수천 수백 개에 달하는 아마존 지류들과 숲 곳곳에 남겨진 이야기들을 그때그때 주제로 삼은 테마 아래 친절한 문체로 들려줍니다. 탐험의 역사, 선교사들의 기록, 원주민들의 수난사, 자연학자, 인류학자, 고고학자, 원주민과 환경 보호 운동의 역사, 산업화의 역사에 이르기까지 아마존에 관해 설정이 가능한 거의 모든 주제가 소개됩니다. 그래서 책이 적잖이 두툼하지만, 책을 읽어가는 동안 시나브로 아마존에 관해 대가의 시야를 체득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부제가 말하듯이 이 책에는 정복과 착취의 슬픈 역사 외에도 아마존 자연과 원주민을 아끼고 사랑하며 그들과 공존하려고 노력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식인종’ 부족과 친구가 된 버너드 오브라이언, 원주민 노예화를 식민 모국의 왕궁 한가운데서 비판한 포르투갈 예수회의 안토니우 비에이라 신부, 푸투마요 고무 농장의 학살극을 고발한 월터 하든버그와 로저 케이스먼트, 아마존 자연을 있는 그대로 즐겼던 찰스 워터튼, 아마존을 누비는 동안 전설적인 자연학자가 된 헨리 월터 베이츠,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 리처드 스프러스, 그리고 원주민과 더불어 살며 그들의 친구가 된 쿠르트 니무엔다주와 빌라스 보아스 형제 등……. 이외에도 많은 이들의 사연이 소개됩니다. 사연들을 따라가면, 단순히 아마존의 역사를 서구 중심적 시각과 그와 부합하는 정복의 역사로 한정할 수 없음을, 더 나아가 이미 최초의 시기부터 편견 없이 아마존을 좋아한 사람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 존 헤밍 역시 그가 책에서 묘사한 위대한 인물들 못지않게 아마존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이 책을 집필한 2008년의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원주민 부족들을 방문하고 그들과 더불어 살았던 시기가 자신의 탐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지금도 거의 매년 아마존을 찾는다고 합니다. 아래는 존 헤밍 스스로 아마존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말한 것입니다.


유럽인들은 탁 트인 개활지에 익숙합니다. 우리 서구인들은 오로지 이빨과 발톱에 의지해 발가벗은 채로 정글에 놓이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아마존에서 산다는 것은, 자신이 직접 사냥하고 낚시하고 먹거리를 채취하러 다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곳에는 정말로 길들여 가축으로 삼을 수 있는 짐승이 하나도 없습니다. 잉카족은 기니피그와 라마라도 있었지만, 그들과 달리 진짜 숲 한가운데 살았던 아마존 원주민들에게는 가축 같은 게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아마존 자체가 사랑스럽습니다. 저에게 아마존 숲은 마치 교회의 예배당 같은 곳입니다. 어머니의 뱃속에 있는 듯한 포근한 느낌을 받습니다. 또 우림의 아름다움,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생태계와 그 다양함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일단 거기에 익숙해지면, 그곳은 더 이상 위험한 곳이 아니라 아늑한 곳이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햇볕이 들지 않는다고 한탄하는데, 조금만 발길을 옮겨 근처의 강변으로 가면 넘칠 정도의 햇볕이 있습니다.

_한 여행지와의 인터뷰 중

 


아마존 탐험이란 어떤 것일까

 

『아마존』을 보면, 수많은 탐험가들이 열대의 밀림으로 불나방처럼 모여듭니다. 그들은 때로는 제2의 엘도라도를 발견하리라는 꿈에 부풀어, 때로는 울창한 수목을 키워내는 땅 위에 있을 법한 부유한 제국 정복의 환상에 사로잡혀, 때로는 아무리 수집해도 끝이 없는 식생의 다양성에 매혹되어 탐험담을 써나갑니다. 존 헤밍은 이러한 앞선 시대 탐험가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그런데 사실 존 헤밍 본인 역시 세계적인 아마존 탐험가입니다. 그는 원주민들의 아마존 삶과 구분하여 서구인들의 아마존 탐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리고 아마존을 탐험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합니다. 

유럽인들은 지금도 손으로 길을 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피사로와 오레야나 이래로 거의 500년간 변한 것은 없다. 길을 트는 유일한 방법은 마체테 혹은 선원용 단검, (혹은 포르투갈어로 ‘큰 나이프’를 뜻하는) 파캉으로 힘들게 관목을 베어내는 것이고, 길을 곧게 유지하게 위해 이따금 나침반이 동원된다. 필자도 다양한 아마존 숲에서 그러한 탐험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_『아마존: 정복과 착취, 경외와 공존의 5백 년』 본문 중


이 젊은 에스파냐인들은 유럽 최고의 전사들이었다. 말과 강철 검을 보유한 그들은 카리브 해 지역과 안데스 산맥 인근의 개활지에서 대적할 상대가 없었다. 그러나 아마존 삼림으로 내려가자마자 그들은 대책 없이 무능해졌다. 문명 유럽인들이 어째서 세계에서 가장 다양성이 두드러지는 생태계에서 생존해나가는 법을 결코 익히지 못했는지는 참으로 기이한 일이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반면 원주민들은 어렸을 때부터 숲속에서 사냥과 낚시를 해왔다. 그들은 식량과 약초, 자재로 쓸 만한 수백 가지 식물의 잠재적 가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한 인종은 더듬더듬 나아가며 살갗이 찢어지고 벌레에 물리고 굶어 죽어간 반면 다른 인종은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건강을 유지하며 초목 사이를 자유롭게 누볐다. 유럽인들은 이 낯선 정글에서 길을 잃고 겁에 질리고 망연자실했지만 원주민들은 탁 트인 공간보다 정글을 더 사랑했으며 마치 도시인이 골목들을 속속들이 파악하듯이 각각의 나무들을 한 치도 틀림없이 알아보았다.

_『아마존: 정복과 착취, 경외와 공존의 5백 년』 본문 중


먼저 두려움을 잊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강에서 나와 숲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그곳에서 대부분의 식물과 동물은 여러분의 덮개 내지 모자 위에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그곳에서 날지도 나무를 기어오르지도 못하는 참으로 희귀한 종일 뿐입니다. 거기서는 다들 날아다니거나 나무를 타며 살아가니까요. 또 동물들과 곤충들은 정말 대단할 정도로 잘 위장하고 있습니다. 야행성 삶을 살고 있을 수도 있고, 또는 대단히 민첩하고 빠르게 기동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숲속에서 여러분은 아무것도 보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사실 당신 바로 발치에 이미 수천 개체의 곤충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위장하고 있어서 그냥 나무껍질, 잔가지, 초목 또는 썩은 잎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일부 여행 회사들은 방문자들로 하여금 칼로 길을 내도록 합니다. 환경적 관점에서 그리 좋아보이진 않지만, 어쨌든 여러분은 그 초목이 갑자기 뒤로 젖혀지며 순식간에 커지곤 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정말 재밌죠. 핵심은 좋은 가이드를 만나는 것입니다, 곤충학과 식물학에 밝은 전문가가 좋습니다. 서쪽으로 멀리 가면 갈수록 생물과 숲의 다양성도 그 밀도를 더해갑니다. 그러니 그런 것을 찾는다면, 페루의 마누 국립공원이나 탐보파타-칸다모 보호구역이나 에콰도르에 있는 공원을 찾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_한 여행지와의 인터뷰 중

 

존 헤밍의 아마존 탐험 

 

존 헤밍의 아마존 탐험은 1961년부터 시작됩니다. 그의 나이 26세 때입니다. 그는 옥스퍼드대 동문 친구인 리처드 메이슨(Richard Mason)과 키트 램버트(Kit Lambert, 후일 세계적인 락
밴드 더후(The Who)의 기획자)와 함께 아마존에 처음으로 발을 딛습니다. 그들은 브라질 정부가 지원하는 이리리 강 원정대에 참여합니다. 이리리 강은 브라질의 파라 주를 흐르는 강으로 당시 리처드 메이슨은 존 헤밍에게 미탐험된 강들 중 가장 긴 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원정대는 그들 세 명 외에 브라질인 조사원 세 명과 원주민 등 총 11명으로 구성되었고, 그들은 새로 발견한 지형에 이름을 명명할 권한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들은 어렸고, 그들이 발견한 것들에 그들이 사귄 브라질 여성들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이후 그들은 5개월 동안 밀림 한가운데로 들어가 길을 내고, 카누를 만들고, 음식을 짊어지고, 음식이 떨어지면 그때그때 자급자족하며 탐사 및 연구를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일행은 리더였던 리처드 메이슨이 화살에 맞아 고슴도치가 된 채로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원정대 사람들은 당연히도 숲에 길을 내어 잔도를 만들고 그 길로 오갔는데, 어느 날 근처의 원주민들이 그 잔도를 발견해 추적하여 매복해 있다가 리처드 메이슨을 죽인 것이었습니다. 원정대는 그를 리우데자네이루로 옮겨 장사 지내고 묻었습니다. 이때까지도 일행은 그를 죽인 부족이 어느 부족인지 알지 못했는데, 12년 후 헤밍은 그 부족민을 다시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파라라(Parará)라는 부족으로 브라질에서도 가장 호전적인 부족 중 하나였습니다. 그렇지만 존 헤밍은 아마존 원주민을 위험하다고 생각하거나 적대시하지 않습니다. 또 아마존 밀림에 대해서도 혐오하거나 정복하여 문명의 지배 아래 두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욱 원주민들을 애틋해하고, 밀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그의 사상은 『아마존』책 전체를 관통하며 드러납니다.

그가 다시 본격적으로 아마존을 탐험한 시기는 1972년~1975년이었습니다. 그는 브라질 인디오 보호부서 산하의 국제팀(international team, 4인으로 구성된 팀)에 참여하여 브라질 전역의 원주민 현황을 보고하는 임무를 맡습니다. 그는 원주민 부족을 방문하고 그들과 더불어 사는 특권을 마음껏 누립니다. 이 기간 그는 45개 원주민 부족을 방문하였고, 그중 4개 부족은 존 헤밍 일행이 발견하기 전까지 미접촉 상태로 남아 있던 부족(파라 주의 아수리니족과 파라카낭족, 혼도니아 주의 수루이족, 그리고 마투 그로수 주에 있는 갈레라 남비콰라족)이었습니다. 이때의 경험 덕분에 그는 오늘날 브라질인이 아닌 사람으로서 가장 많은 아마존 원주민을 방문한 사람으로 평가받습니다. 

존 헤밍은 이 시기의 탐험이 자신의 탐험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다고 말합니다. 

가장 스릴 넘치고 경이로웠던 순간들이라면 브라질의 국립인디오재단과 함께 미접촉 부족들을 발견하고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던 때입니다. 그 재단은 전문 세르타니스타, 즉 원주민 땅과 문화적 권익을 보호하는 데 투신하는 사람들이 이끌고 있는 곳입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대단했던 순간은 아마도 미접촉 부족이던 아수리니 부족을 발견하고서 그들을 보고 있던 순간입니다. 


아수리니족 여인과 대화를 나누는 존 헤밍


인디오들은, 물론 그들은 항상 트라우마를 간직하고 있습니다만, 매 부족마다 다른 반응을 보여주었습니다. 일부는 어리둥절해 했고, 일부는 그들의 여성들을 숨기고 보여주지 않았고, 일부는 공격적인 전사 집단이었습니다. 그러나 원주민을 방문하고 만나는 것은 언제나 신나는 일이었습니다. 브라질에는 여전히 30여 개의 미접촉 부족이 남아 있습니다. 물론 인디오 보호주의자들은 그들에 대해 인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들이 알지 못하는 부족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숲에 난 잔도들이나 머문 흔적이나 물건들을 발견해 왔고, 또 먼 발치에서 실제로 그들을 보기도 했으니까요. 

우리는 원주민들에 대해 낙관주의를 견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인디오들이 외부 사회에 접촉하고 그들 밖의 세계가 어떻게 사는지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족들이 여전히 그들 삶의 방식으로 고수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은, 그리고 그렇게 숲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참 고무적인 일입니다.
 _한 여행지와의 인터뷰 중

 


원주민들과 함께, 세르타니스타들과 함께

 

한편 이 시기 그가 더욱 영광스럽게 생각한 경험은 위대한 원주민 권익 운동가들(세르타니스타)을 만나고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치쿠 메이렐레스와 그의 아들 아포에나, 안토니우 코트링, 지우베르투 핀투, 시드니 포수엘루, 그리고 전설적인 오를란두와 클라우지우 빌라스 보아스 형제를 때로 만나고, 때로는 함께 동행하면서 원주민 부족들을 조사합니다. 이들 중 포수엘루와 빌라스 보아스 형제 이야기는 『아마존』에서 비중 있게 소개됩니다. 책에서 존 헤밍 본인은 철저하게 화자를 자처하고 있지만, 그 역시 그가 흠모해 마지 않았던 쿠르트 니무엔다주나 빌라스 보아스 형제처럼 원주민들과 존중과 이해, 평등의 관계를 지향했습니다. 그리고 (빌라스 보아스 형제에는 미칠 수 없겠지만) 싱구 원주민들의 신임을 얻어 유일한 외국인으로서 원주민들이 직접 치른 그들 형제의 장례식에 초대받았습니다. 

오를란두 빌라스 보아스와 불안한 표정의 익펭그족(트시캉족) 여인들(1964년). 최초 접촉 당시의 사진이다.

 


영국 왕립지리학회의 총무이사로 21년간 재직

 

책에서 식물학적 위업을 남긴 헨리 월터 베이츠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베이츠는 후일 영국 왕립지리학회의 총무이사가 됩니다. 존 헤밍도 후일 1975년부터 1996년까지 21년간 영국 왕립지리학회의 총무이사직(그 전에는 이사)을 맡게 됩니다. 
왕립지리학회는 연구자들이 중심이 된 학회 외에 상근 운영조직을 두고 있었는데, 운영조직의 수장이 총무이사입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소회를 밝힙니다.

필자는 왕립지리학회의 다섯 번째 상근 수장이었다. 학회를 운영한 21년간 나는 존경스러운 선임자 헨리 월터 베이츠의 초상화 아래 앉아서 많은 자극을 얻을 수 있었다. 회원들이 너도나도 눈독을 들이는 물건 가운데 하나는 베이츠가 열대우림에서 딱정벌레와 나비들을 뒤쫓을 때 벨트에 달고 다닌 자그마한 연보라색 바늘꽂이였다.
_『아마존: 정복과 착취, 경외와 공존의 5백 년』 본문 중

그가 재직하는 동안 영국 왕립지리학회는 재흥기를 맞이합니다. 회원수가 두 배로 늘고, 영국 각지에 하위 지부를 설립하고, 강의 프로그램과 수강생도 대폭 늘어났습니다. 학회는 계속 성장하다가 1994년 영국지리학회가 출범하면서 병합됩니다. 한편 헤밍은 왕립지리학회 내에 탐험대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부활시키고 세계적인 원정대들을 지원하고 키웠다고 합니다. 

한편 이 기간 왕립지리학회는 세계 각지의 탐험 및 연구 프로젝트를 후원하는데, 여기에는 브라질 마라카 우림 프로젝트(Maracá Rainforest Project)가 포함되었습니다. 짐작할 수 있듯이 존 헤밍이 상당히 기여했고, 스스로 프로젝트의 리더를 맡아 사업을 이끌었습니다. 이 사업은 여타 연구들과 연계하여 열대우림의 어지러울 정도의 복잡성을 실증하는 것으로, 한 지역에서 우림 손실이 전체 우림에 치명적이며 회복 불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업이었다고 합니다.

 


존 헤밍과 아마존

 

존 헤밍은 지금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닙니다. 그렇지만 그의 마음의 고향은 아마존입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자세히 소개하지 않았지만 페루 안데스 지역도 그의 주 탐험 지역입니다.)

저는 제 아내와 함께 거의 모든 종류의 괴상한 장소를 다녔습니다. 현재 그녀는 유럽을 가고 싶어합니다만   제 아이들은 여전히 저를 도와 제가 원하는 세계 지도상의 빈 곳을 채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 그들과 함께 알바니아, 몽골, 말리를 갑니다. 올해(2008년)에는 부탄을 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조만간 니제르도 가볼 계획입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저는 핑계를 찾아 제가 가장 사랑하는 곳으로, 그러니까 페루와 아마존에 갑니다. 거의 매년 그렇습니다.
 _한 여행지와의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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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헤밍이 직접 말하는『아마존: 정복과 착취, 경외와 공존의 5백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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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5일 출간!!


『아마존: 정복과 착취, 경외와 공존의 5백 년』

생명의 강과 생명의 숲, 그 안에서 펼쳐진 사람들의 이야기



... 더 많은 이야기가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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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정복과 착취, 경외와 공존의 5백 년』

존 헤밍 지음 | 최파일 옮김 | 미지북스 |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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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강과 생명의 숲, 그 안에서 펼쳐진 사람들의 이야기



알려진 왕국도 없고, 짙푸른 녹음만 한없이 이어져 있는 듯한 곳.

그런 아마존에도 거대한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2013년 3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아마존의 거대한 5백 년 역사를 이야기하는 책, 

『아마존: 정복과 착취, 경외와 공존의 5백 년』이 출간됩니다!


존 헤밍의 열정적인 이야기는 아마존 강의 거스를 수 없는 물살처럼 독자들을 휩쓴다.

- 파이낸셜타임즈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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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2일 콜롬비아의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은 콜롬비아의 남쪽 끝, 아마존의 서쪽 가장자리에 있는 푸투마요 강의 라 초레라를 방문합니다. 그리고 그곳의 원주민들인 위토토족, 오카이나족, 보라족, 우이노나족, 미라냐족, 노누야족, 안도케족의 대표들 앞에서 1백 년 전 그 땅에서 벌어졌던 원주민 잔학상을 사과했습니다. 과거 원주민들은 그곳에 설립된 페루아마존 회사의 노예 시스템에 편입되어 일해야 했고, 1913년까지 무려 10만 명 이상의 원주민이 노동과 학살로 목숨을 잃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세기의 첫 십 년은 고무 붐에 힘입어 아마존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렸던 시기입니다. 고무나무가 자라는 땅마다 고무 사업소들이 들어섰고 숲의 질서가 급속도로 노동 착취를 목적으로 재편되었습니다. 농장주들은 근처의 원주민을 강제로 노예(혹은 그에 준하는 노동자)로 만들어 고무를 채취하도록 했습니다. 노다지를 맞은 농장주들은 순식간에 부호가 되었습니다. 정부 당국의 치안력은 광대한 아마존 숲을 관리하기에는 턱없이 미미했고, 그 틈새에서 고무 부호들은 그들만의 왕국을 건설합니다.


그중 푸투마요의 라 초레라(급류라는 뜻)는 당시 고무 부호들 중에서도 가장 악명 높았던 훌리오 세사르 아라나란 자의 근거지였습니다. 그는 그곳에 페루아마존 회사 산하의 고무 사업소들을 여럿 두었습니다. 당시 푸투마요 강에는 콜롬비아 고무 세력과 페루(아라나) 고무 세력이 할거하고 있었는데, 아라나는 페루 정부에 군대를 요청해 콜롬비아 고무 세력을 '총'으로 몰아냅니다. 그리고 '총'으로 그곳을 통치합니다. 그렇게 아라나는 푸투마요에서 페루 세력 확대의 첨병을 자임하며 마침내 푸투마요 제국이라 불릴 만한 사업장을 거느리게 됩니다.


원래 고무 붐 초기만 해도 원주민들은 고무를 소량 채취한 것들을 콜롬비아인들에게 팔곤 했습니다. 그러나 아라나는 그러한 고무나무 숲 근처의 원주민들, 즉 위토토족과 보라족 원주민 등을 자신의 고무 노동자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리고 이것은 사실상 노예 노동 시스템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로부터 그의 왕국 아래 놓인 원주민들은 "현대에 발생한 잔학 행위 가운데 가장 끔찍하다" 할 만한 잔혹의 시기를 살아갑니다. 숲 바깥의 세상은 고무 농장의 잔학상을 알지 못했고, 원주민들의 처우는 나아질 가능성이 없었습니다. 아마도 월터 하든버그라는 한 용기 있는 젊은이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세계는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영영 몰랐을지도 모릅니다.


훗날 하든버그의 고발을 확인하기 위해 영국의 외교관 로저 케이스먼트가 아마존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는 아마존의 한 고무 사업소를 조사하고 난 후 어느 날 일기에 다음과 같은 소회를 남깁니다.


케이스먼트는 원주민들의 아름다움에 무척 감탄했다. 그는 보라족 남자들을 ‘키나 몸집이 크지는 않지만 대단히 우아하고 늘씬하다. 그들은 마치 기계처럼 흐트러짐 없이 걷고 …… 많은 이들이 비록 어디를 봐도 근육이 두드러지게 발달하지는 않았지만 강한 팔, 아름다운 허벅지와 다리, 보기 좋은 사지를 갖췄다. 여유로운 야생의 삶의 시절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그야말로 두루두루 튼튼하고 완벽하게 만들어진 숲의 자식들이었다.’고 묘사했다. ……  ‘반면 그들을 억압하는 이들을 보라. 역겹고 흉악한 얼굴들, 음험하고 잔인한 입술, 음탕한 입과 육욕에 가득 찬 튀어나온 눈. 선행이 불가능한 인간들이다.’ 회사의 대리인들은 육체노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 ‘이 한줌의 살인자들이 문명의 이름으로, 그리고 영국 신사들과의 대단한 친분으로 위장하고서, 그들보다 훨씬 더 훌륭하게 타고난 착한 사람들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케이스먼트는 아마존에 발을 딛기 전에 콩고에서 벌어진 불법적인 노예제와 인권 유린 실태를 이미 서구 사회에 폭로한 바 있는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어느 날, 그는 이번에는 아마존에 있는 "페루아마존 회사"와 그것의 푸투마요 강 주변 고무 사업장을 조사해달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아마존으로 건너간 케이스먼트는 독자적인 채증 작업을 실시하여 그곳의 끔찍한 실태를 낱낱이 기록합니다. 위 글은 그 와중에 그가 느꼈던 비애를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월터 하든버그가 찍은 가슴 아픈 사진. 위토토족 여자들이 쇠사슬에 묶여 있다.


아라나의 푸투마요 제국이 한창 번창하던 1907년, 월터 하든버그라는 한 미국인 청년이 고무 붐이 야기한 철도 건설 붐에 참여하고자 친구와 함께 아마존으로 향합니다. 그는 배를 타고 푸투마요 강에 도착합니다. 그는 그곳에서 하필 아라나에게 쫓겨난 콜롬비아인을 만납니다. 여관주인이 조심하라고 경고했지만, 그는 아랑곳 않고 그를 따라 본격적으로 아라나의 푸투마요 제국을 모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라나의 사업장에 진입하자마자 총포 세례를 받습니다.


탐조등이 그들의 카누를 비추었고, 그 작은 배를 침몰시키라는 명령과 함께 일제 사격이 쏟아졌다. 하든버그와 그의 동행은 마치 영화 《아프리카의 여왕》에서 …… 험프리 보가트와 캐서린 헵번이 꼼짝없이 당한 것처럼 완전히 제압당했다. 이키토스호로 다가오라는 명령을 받은 하든버그는 나중에 이렇게 회상했다. ‘우리는 배 위로 홱 끌어올려졌고 페루 군대의 아르세 베나비데스 대위와 …… 커피색 피부의 병사들, 선원들, “문명화 사업을 하는 회사”의 직원들에게 아주 비열한 방식으로 발길질과 구타, 모욕을 당했다. …… 말 한마디 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푸투마요 악의 제국을 세상에 폭로한 월터 하든버그(왼)와 그 제국의 주인이었던 훌리오 세사르 아라나(오)


당시 서구인들은 원주민들을 흔히 무능하고 게으른 인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마존』을 보면, 당대의 석학이든 열정적인 선교사든 아니면 원주민을 부려먹는 사람이든 그들의 관찰은 대개 인종적 편견을 드러냅니다. 하든버그 역시 아마존에 막 도착했을 때는 당시 서구인들이 흔히 그랬듯이 무기력한 원주민이란 인상을 공유했습니다. 그러나 하든버그 본인에게 또는 같은 서구인들에 대한 부당한 처우를 보면서, 또 원주민들에 대한 잔인한 통치를 목격하면서 점점 생각이 바뀝니다.


엘 엔칸토에서 하든버그는 야위고 말라리아에 걸린 남녀들이 보트에서 짐을 내리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얼마 안 되는 양의 마니오크 가루와 때때로 정어리 통조림 4분의 1을 받았다. ‘이것은 그들이 하루를 버티는 양으로, 그들은 하루 24시간 가운데 16시간을 가장 힘든 노동에 바친다. …… 아파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움직이지 못한 채 그리고 고통에 빠진 그들을 도와줄 사람도 없이 집 주변과 인근 숲에 쓰러져 있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까운 광경이다. 이 가련하고 비참한 사람들은 치료도 받지 못하고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추위와 비바람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가 결국 죽음으로 고통에서 해방된다. 그러면 가족이나 친지들이 그들의 차가운 시체를 강으로 날랐고 …… 탁하고 누런 카라-파라나 강물이 말없이 그들을 뒤덮었다.’ 하든버그는 이 ‘지속적이고 악랄한 범죄의 카니발’에 격분했다.


그리하여 아직 어리고 변변찮은 젊은이에 불과했지만 하든버그는 악의 제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자신이 뭔가를 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하든버그는 아라나에게서 해고당한 사람들, 그나마 인간적인 양심을 간직한 직원들, 그리고 희생자들을 상대로 집요하게 증거를 수집합니다. 그리고 언론에 제보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무시당하거나 아라나에 의해 훼방당합니다. 그러다 마침내 페루의 한 언론이 그가 수집한 증거를 기사화합니다. 끔찍한 묘사로 가득차 있습니다.


 고무 붐 시기 많은 원주민들이 마체테에 난자당했다. 마체테는 넓고 무겁고 날이 하나인 검보다 짧은 무기로 아마존 밀림을 탐험하기 위한 필수품 중 하나이다. 서구인이 최초로 도래한 시기부터 수풀을 헤쳐나가는 용도로 애용되었다. (사진의 인물은 본문과 관련이 없음.)



『라 펠파』는 아라나의 구역 소장들 …… 이 어떻게 모든 구역의 인디오마다 5아로바(75킬로그램)의 고무 할당량을 부과했는지 가르쳐주었다. 인디오들과 그의 아내들, 아이들이 이 말도 안 되게 무거운 양의 고무를 힘겹게 들고 와 무게를 달았다. 바늘이 요구한 양을 가리키면 그들은 기뻐서 웃었다. 그러나 바늘이 정해진 눈금까지 도달하지 못하면 그들은 엎드려서 처벌을 기다렸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살점이 떨어져 나올 때까지 채찍으로 50대를 맞거나 아니면 마체테로 난자당했다. 이 야만적인 광경은 나머지 사람들, 그들의 아내와 자식들이 보는 앞에서 자행되었다.’ 


훌리오 무리에다스라는 증인은 노르만드의 사업소 라 초레라에서 한 인디오가 도망치면 ‘그들은 그의 어린 자식들을 잡아다가 손발을 묶어 매단 후 불 위에 구우면서 아버지가 어디에 숨었는지 실토하게 고문한다.’고 말했다. 무리에다스는 고무를 충분히 갖고 오지 않은 인디오들이 ‘총에 맞거나 마체테로 손발이 잘린 후 집 밖으로 내던져지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부족장 네 명이 매질을 당하는 것도 보았다고 보고했다. 쿠요 족장은 ‘채찍에 맞아 죽었고 다른 족장들은 채찍질을 당한 후 여러 달 동안 쇠사슬에 묶여 있었는데 모두가 부족 사람들이 회사에서 정한 양만큼 고무를 가져오지 않은 “죄” 때문이었다.’


고무 농장에서 일하는 원주민들에게는 할당량이 부과되었고, 그것이 학대의 주된 명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고무 사업소 소장들의 원주민 학대와 학살은 본질적으로 유희이자 그곳의 문화 그 자체였습니다. 


노르만드는 나이가 지긋한 여자 세 명과 그들의 두 딸에게 다가가 나머지 부족 사람들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그들은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들은 습격자들을 피해 숲속으로 뿔뿔이 달아났다. ‘그러자 노르만드는 마체테를 집어 들어 그 불운한 다섯 명을 아주 태연하게 살해했다.’ 시체는 집 근처에 내버려졌고 곧 노르만드의 개들이 달려들어 시체를 갈가리 물어뜯었다. ‘거의 매일 아침 토막난 팔이나 다리를 입에 문 개들이 이 괴물의 머리맡에 나타났다.’ 나머지 포로들은 나무둥치로 만든 차꼬에 채워졌고 노르만드는 그들에게 아무런 음식도 주지 말라고 명령했다. 이내 ‘그들은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했고 고통과 절망에 찬 비명을 토해냈다. 그럴 때마다 노르만드는 마체테를 집어 들어 그들을 난자했다.’ 3주 후, 또 다른 무리가 족장과 그의 가족을 끌고 왔다. 왜 그의 부족이 고무를 원하는 만큼 가져오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자 족장은 요구량이 너무 많아서 불가능하다고 대답했다. ‘이 대답에 노르만드는 족장의 손과 발을 쇠사슬로 묶은 후 그 불행한 희생자 주위로 장작단 세 개를 갖다 놓도록 명령했고 …… 그가 직접 …… 거기에 불을 붙였다.’  


오거스터스 월콧은 케이스먼트에게 아우렐리오 로드리게스의 명령에 따라 한 인디오가 불태워지는 것을 목격한 일을 이야기했다. ‘“그는 카우초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달아났고 한 무차초(소년 병사)를 죽였습니다. 그들은 그의 두 팔과 무릎 아래 두 다리를 자르고 그의 몸뚱이를 불태웠습니다.” 질문: “그가 여전히 살아 있었습니까?” 답변: “예, 여전히 살아 있었습니다.” …… 질문: “그가 살아 있었다는 게 확실합니까? …… 그 사람들이 그를 불속에 던졌을 때 말입니다.” 답변: “예, 살아 있었습니다. 확실해요. 그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눈을 뜨고 비명을 질렀습니다.”’


위와 같은 증언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아마존』 책에도 20여 건이 넘는 증언들이 발췌되어 1900년대 초 아마존 푸투마요 강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모두 하든버그의 채증 작업으로부터 기록되기 시작한 것들입니다. 기록되지 않은 것들은 더 많았을 겁니다.

이러한 충격적인 증언들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었지만, 아라나는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았습니다. 하든버그는 점차 아마존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영국으로 넘어갑니다. 그러나 영국에서도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든버그는 아라나를 중상하는 모리배로 치부됩니다.


도시는 아라나에 의해 지배되었다. 그의 인척이 그곳의 시장이었고 그 자신은 상공회의소의 회장이었으며 그의 가족과 직원, 대리인을 통해 많은 활동을 지배했다. …… 하든버그는 런던에 도착하자 세인트판크라스 역 맞은편에 숙소를 정하고 신문사들을 찾아갔다. 놀랄 일도 아니지만 어느 편집장도 스물두 살짜리 농장 출신 미국 청년의 터무니없는 고발을 다루려 하지 않았다. 그들 눈에 하든버그는 머나먼 아마존 정글 구석에서 참상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 영국 지도층 인사가 포함된 회사를 비난한 사람으로 비쳤다.


하든버그는 낙담했습니다. 그러나 돌파구가 생깁니다. 하든버그는 당시 호주 원주민보호협회와 교류하며 반노예제협회에 몸담고 있는 존 해리스 목사를 만나게 됩니다. 존 해리스 목사는 로저 케이스먼트와 함께 콩고 스캔들을 폭로한 바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하든버그의 말을 신뢰했고 케이스먼트에게 "페루아마존 회사" 조사위원회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케이스먼트는 직접 아마존을 조사한 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영국 정부에 요청해 공식 조사단을 발족시키게 됩니다. 그리고 조사단의 공식 보고서가 외무성에 제출됩니다.


1911년 3월 17일 외무성에 제출된 케이스먼트의 135쪽짜리 보고서에는 바베이도스인들이 증언한 말로 형언하기 힘든 범죄 행위가 모두 담겨있었다. 에드워드 그레이 경은 ‘현대에 발생한 잔학 행위에 대해 읽은 것 가운데 …… 푸투마요 강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기록이 가장 끔찍하다.’고 말했다. 외무성은 케이스먼트의 보고서를 페루에 있는 외교관들에게 보냈다. 페루의 아우구스토 레구이아 대통령은 자신이 충격에 빠졌으며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 로저 케이스먼트. 그는 위대한 인도주의자였다. 후일 아일랜드 독립을 지원하다 반역죄로 처형되었다.


마침내 훌리오 세사르 아라나 제국의 실상이 공문서를 통해 만천하에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페루 언론들이 국수주의 성향을 드러내며 본질을 호도하고 아라나 역시 그들 뒤에 숨어 허울뿐인 청문회를 비웃었습니다. 심사을 거듭하던 1913년 4월 어느 날, 아라나는 늘상 그랬듯이 형식에 지나지 않도록 잘 처리해두었던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날도 그는 진실과 허구를 섞어 말을 늘어놓으면 평소처럼, 페루에서도 영국에서도 잘 나가는 인사로서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날은 조금 달랐습니다. 그는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극적인 상황을 맞닥뜨려야 했습니다.


아라나는 마나우스에 있었지만 영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야 한다고 결심했다. 처음에 그는 특별위원회 앞에서 직원들의 채찍질과 인디오들을 사냥한 행위에 대한 질문에 ‘차분하고 자신감 있게’ 답변하고 ‘결단력과 에너지가 넘치는 인상’을 풍기며 호감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의원들은 원주민들에게 사용된 라이플총이나 그들에게 자행된 만행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아라나의 항변의 신빙성을 점차 무너트렸다. 그는 거듭해서 하든버그가 위조한 신용장을 제시하고 회사를 협박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미국인 젊은이에 대한 중상을 계속하는 동안 스위프트 맥닐은 회심의 결정타를 날릴 수 있었다. 그는 갑자기 아라나에게 말했다. ‘돌아서 보십시오. 돌아서서 당신 눈앞에 하든버그를 보시오.’라고 말했다. 4년 전 푸투마요 강의 스캔들을 처음 폭로한 장본인이 하원의 위원회실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아라나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실없는 소리나 하는 청년으로 몰아냈던 하든버그가 4년의 시간을 돌아 다시 그 앞에 나타났습니다. 하든버그는 어떤 증언을 했을까요?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당시 아마존 곳곳에 존재했던 수많은 고무 사업소들은 그러면 결백했던 것일까? 아라나의 푸투마요 제국이 유독 극악했던 것일까? 저자 존 헤밍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아라나는 어쩌면 단지 재수가 없었을 뿐인지도 모릅니다. 하든버그의 용기 있는 행동이 없었다면 다른 모든 사람들은 그 사실을 영영 몰랐을지도 모르니까요. 


어쩌면 그보다 더 우려스러운 사태는 1911년 초에 페루의 다른 지역에서 영국 고무 회사들이 인디오들을 학대한 증거들이 나타난 것이었다. 이 회사들은 페루 북서부 마드레 데 디오스 강의 수원인 이남바리 강과 탐보파타 강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 미국 회사들도 거명되었다. 그러나 이 지역들에는 여론을 환기할 만한 월터 하든버그가 없었다. 그래서 …… 결코 조사받은 적이 없었고 어느 가해자도 처벌받지 않았다.



*     *     *


2013년 3월 출간 예정!


『아마존: 정복과 착취, 경외와 공존의 5백 년』

생명의 강과 생명의 숲, 그 안에서 펼쳐진 사람들의 이야기



... 더 많은 이야기가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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