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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知 - 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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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호 전투 - 개마고원의 혹한과 중국군의 포위, 미 해병대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나? 미 해병대는 처음 한국에 침략자로 왔으나 훗날 한국전쟁에서는 말 그대로 한국을 구한 주역이었다. 낙동강 방어 전선 당시만 해도 한반도 대탈출 계획(남태평양 서사모아로 한국인 집단 이주)까지 세울 정도로 전세가 어두웠지만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으로 반전되었다. 자기 숭배에 빠져있으며 상륙작전 중독자였던 맥아더는 어느 면으로 보아도 불필요한 작전 명령을 내렸다. 서울을 수복하여 서울 북쪽에 있던 제10군단을 빼내어 바다로 한반도를 한 바퀴 돌아 원산에 상륙시켜 함경도로 진군시키는 명령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미 해병대가 원산에 상륙했을 때는 이미 남쪽에서 육로로 진격한 한국군에 의해 원산이 함락된 상태였다. 맥아더는 태평양전쟁 때부터 해병대원들에게 ‘대피호 더그’라는 멸칭으로 불렸다. 맥아더가 필리핀 주둔 미..
[취약국가 대한민국의 탄생] 이택선 박사 인터뷰 저자 이택선 박사님과 중앙일보 유성운 기자님의 서면 인터뷰 내용입니다. 흥미로운 내용이 많지만 지면의 한계로 기사로는 싣지 못한 원문을 일부 편집하여 게재합니다. 1. ‘취약국가’라는 개념은 기존 브루스 커밍스 등 수정주의 학자들이 제기한 과대성장 국가론이나 파시즘 국가론과 어떻게 다른가요? - 제가 책에서도 기술했던 것처럼 수정주의 학자들이 제기했던 이론들의 핵심은 국가가 계급성을 지니고 있고 국가의 개입은 전체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본가계급을 보호하려는데 있음을 밝히고자 하는 네오마르크시스트 이론을 입증하는데 있습니다. 그에 반해서 제가 제기하는 취약국가론은 국가의 객관적인 능력과 건설과정을 중시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을 포함한 제3세계 국가들의 국가 건설 과정을 보면 국가가 자본가..
부동산 시장, 현재 어디쯤 와 있을까? 부동산 시장, 현재 어디쯤 와 있을까? 존경받는 가치투자자인 하워드 막스는 이라는 책에서 중요한 투자 원칙으로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는 투자에서 시장 주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어도,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2013년 주택시장이 바닥을 치고 상승한 지난 5년간의 호황은 평균적인 주택 사이클에 비해 길었습니다. 주택 가격의 상승폭 역시 연2~3%의 경제성장률에 비해 꽤 매력적인 편이었습니다. 이러한 기나긴 호황의 추억이 여전히 부동산에 대한 굳건한 신앙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여전히 주택시장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그러나 2018년, 44만호의 역대 최고 입주 물량이 기다리고 있..
주택시장의 중장기 상승 모멘텀은 바로 주택 고령화 향후 5년간, 주택 고령화에 따른 젊은주택의 희소가치는 주택 가격 상승의 강력한 모멘텀이 될 것이다! 한국은 급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입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러한 인구 고령화에 따라 주택 수요가 감소하여 앞으로 주택시장이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주택시장에서 벌어진 일은 그와는 정반대였죠. 왜 그럴까요? 바로 비밀은 주택 고령화에 있습니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주택 수요 감소는 비록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것이 수면 위로 드러날 시점은 향후 몇십 년 후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에 반해 주택 고령화는 지금 우리 주택시장이 당장 당면한 문제입니다. 주택시장은 크게 신규주택과 재고주택으로 나뉩니다. 신규주택은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이고, 재고주택은 이미 지어져 있..
저자 최정운, 『한국인의 발견 』을 말하다 [저자의 책 소개] 『한국인의 발견 : 한국 현대사를 움직인 힘의 정체를 찾아서』(2016년) 한국인, 우리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최정운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본인이 2016년 말에 출간한 『한국인의 발견』(이하 『발견』)은 2013년에 출간한 『한국인의 탄생』(이하 『탄생』)의 속편이라 할 수 있다. 『탄생』은 우리 역사에서 근대의 출발인 구한말부터 해방 전, 즉 일제 강점기까지를 다루었고, 『발견』은 해방 후부터 1990년대까지를 다루고 있다. 우리 민족의 근현대 사상사를 논의하는 이 두 책은, 2001년경부터 집필 준비가 시작되었으니 출간에 이르기까지는 15년이 걸렸다. 본인의 문제의식은 우리나라, 우리 민족의 현대적 정체성을 찾는 것이었으며, 나아가 우리의 근·현대 ..
[서평] 최정운의 『한국인의 발견』을 읽고 - 이택선 교수 [서평] 최정운의 『한국인의 발견』을 읽고 한국인들과 그들의 민족국가 대한민국을 거울 앞에 세우다 이택선 (성균관대학교 학부대학 초빙교수, 동아시아 국제관계학 전공) 『한국인의 발견』은 『지식국가론』, 『오월의 사회과학』, 『한국인의 탄생』에 이은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최정운 교수의 네 번째 단독저서이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저자는 1980년 5월 광주를 다룬 『오월의 사회과학』(1999년)에서 ‘절대공동체’ 개념을 제시하며, 그간에 보수와 진보의 갈등 속에서 제대로 규명되지 못한 우리 현대사의 비극을 학문의 언어로 재기술하였다. 이후 저자의 담론은 광주에 관한 거의 모든 평론에서 언급되었고 올해 개봉되어 12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택시운전사』에 관한 기사에도 등장할 만큼 그 반향이 컸다. ..
4.19, 조작된 혁명의 기억 "김주열 군의 죽음 사진을 시작으로 하여 이기붕 일가의 자살 현장 사진이 대단원을 장식한 사건으로, 국민들은 '4.19'를 기억했다. 한 편의 드라마였다." _최정운,『한국인의 발견』, 214쪽 1960년 2월 28일 대구의 고등학생들은 '학원의 자유'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고 학생들의 시위는 곧 경북 지역과 서울 지역, 3월 중순에는 전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그러다 3월 중순에 마산 사태가 터지고 4월 11일 김주열 군이 참혹한 주검으로 발견되어 그 사진이 전국 일간지에 실리면서, 드디어 사태는 우리가 4.19라 부르는 '사건'의 완결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힘으로, 마치 고삐 풀린 것처럼 치닫게 됩니다. 정치적 사건은 역사적 평가가 내려지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그 사건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지 '합의'..
한국인,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만약 우리가 역사를 다시 살 수 있다면 그것은 어떤 삶일까? 주요 국가들의 근현대 역사에는 신화들이 존재한다. 구체제를 무너뜨린 프랑스에도 사회주의 국가를 창건한 러시아에도 자유 세계를 승리로 이끈 미국에도 신화가 존재한다. 우리 현대사에도 이와 같은 신화들이 존재한다. 우리 역사에서도 '신화'들은 만들어지고, 왜곡되고, 감추어지는 과정이 있었다. 독일 철학자 헤겔은 에서 의식이 경험을 통해 정신으로 전개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해방 후 한국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만들어왔고, 한국인만의 시대정신을 구축해왔을까?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1950년대의 한국인들은 죽음에서 깨어나지 못한 상태였다. 1950년대 예술가들은 소설 문학과 예술을 통해 좀비 상태에 있던 한국인들을 부활시키려 노력했다. 문학인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