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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북스의 책/인문

『지금은 미워하고 나중에 고마워해』-내면이 강한 아이로 키우는 사랑과 책임의 육아

 

지금은 미워하고 나중에 고마워해

내면이 강한 아이로 키우는 사랑과 책임의 육아

로빈 버먼 지음 | 하윤숙 옮김 미지북스 | 328쪽 | 13,800원

 

상처받은 내 아이, 지금 개입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부모의 권한'이 독립적인 아이를 만든다.

UCLA 정신과 교수 로빈 버먼이 말하는 진정한 사랑의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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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자녀 교육이 지닌 커다란 문제는 부모가 아이 곁을 맴돌면서 과도하게 개입한 결과 아이가 완전하게 부화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미 닭이 병아리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오도록 내버려두듯이 부모는 아이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하려는 대신 혼자 걸어다니도록 놔두어야 한다. 과잉보호는 심리적으로 취약한 아이를 만든다. 아이를 취약한 존재로 대하면 이후 아이는 살아가는 동안 계속 취약한 존재로 남는다. 아이는 스스로 뭔가를 배울 때 많은 것을 얻으며, 역경을 통해 배움이야말로 아이를 어른으로 성장시킨다. 정신과 의사이자 UCLA 교수 로빈 버먼은 미국의 자녀 교육 전문가 집단, 부모와의 상담을 통해 얻은 지혜를 독자들과 공유하며 ‘부모의 권위’가 자녀 교육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현명한 육아란 무엇인지 소개한다.

 




내 아이에게 필요한 건 '램프의 지니'가 아니라 부모다

자녀 교육에 대해 배우고 싶다면 엄마들이 아이 손을 잡고 모이는 곳으로 가면 된다. 조금만 기다리면 한 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하고 그 앞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엄마가 보인다. “난 둘 다 먹고 싶어. 엄마가 뭔데 나한테 하나만 고르라고 하는 거야. 나쁜 엄마야!” 어느 누구도 나쁜 엄마가 되고 싶진 않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아이가 상처받지 않을지, 엄마의 사랑을 이해해줄지 당황스러운 시간이 흘러가고 많은 엄마들은 아이를 위해 져주는 선택을 하고 만다. 

『지금은 미워하고 나중에 고마워해』 저자 로빈 버먼 교수는 이런 결정이 인생이란 긴 여행을 떠나야 할 아이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누군가 자신을 책임지는 사람이 있다는 느낌,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원한다. 부모가 자녀와 논쟁하거나 협상하지 않고 자녀의 행동에 명확한 한계선을 그을 때, 아이들은 매우 안전하다고 느낀다. 반면 권한이 없는 부모를 둔 아이는 불안을 느낀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만능 해결사 ‘램프의 지니’가 아니라 세상에서 유일하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부모’라는 존재인 것이다. 



부모의 권한을 행사해도 좋습니다

오늘날 부모는 권위를 내세우는 데 겁을 먹은 것 같다. 자녀 주변을 맴돌면서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칭찬을 아끼지 않고, 안 된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은 채 행여 내 아이가 자존감을 다치지나 않을까 염려한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우리는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로 아이를 내몰고 있다. 부모를 흔드는 데는 능숙하지만 정작 인생을 살아가기에는 너무도 부서지기 쉬운 아이들로 성장하고 마는 것이다. 

끊임없는 회유와 협상에 지친 부모들에게 버먼 교수는 수많은 상담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부모의 권한을 행사해도 좋습니다.” 실제로 상담 의사들은 부모들에게 이와 비슷한 처방전을 내주고 있다. 부모는 자녀의 불만감을 참고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아이에게 ‘한계’를 제시할 때 생기는 불편한 마음을 부모가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 부모-자녀 간 유대는 오히려 더 강해지고 자녀는 정신적으로 더 건강한 발달 단계를 거칠 수 있다. 아이에게 부모의 권한을 행사할 때는 “지금은 내가 미워도 나중에는 고마울 거야”라고 생각해야 한다. 부모로서 당신의 임무는 자녀가 스스로 감정을 가라앉히고 회복하는 법을 배우도록 돕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이의 분노, 상처받은 감정, 실망감을 감내할 줄 아는 사랑의 여유를 지녀야 한다. 아이의 감정이 폭풍처럼 몰아치는 와중에도 방침을 고수해야 한다. 계속 밀고 나가야 하며, 나쁜 부모가 되는 건 아닐까 염려하는 두려움을 내려놓고 자유로워져야 한다. 인기 없는 부모가 되어도 좋다. 당신의 자녀는 어른 친구가 필요한 게 아니다. 그들에게는 당신보다 훨씬 멋진 친구들이 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다.  

 

넘어져도 스스로 일어날 줄 아는 아이로 키우기

온갖 노력을 쏟았으니 아이들이 고마워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부모들은 시간이 지나 자녀의 버릇없는 행동에 자주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정직한 것이다. 우리가 아이들을 더욱 힘든 상황으로 몰아넣었는데 왜 아이들이 고마워하겠는가? 과잉보호는 아이를 취약하게 만들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아이는 자신이 의존하는 부모에게 분노를 표출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실패하지 않게 막아주는 것은 부모가 할 일이 아니다. 실패가 성공으로 향하는 과정의 일부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아이를 취약한 존재로 대하면 아이는 살아가는 동안 계속 취약한 존재로 남을 것이다. 어미 닭이 병아리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오도록 내버려두듯이 부모는 아이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하려는 대신 혼자 걸어다니도록 놔두어야 한다. 모서리를 잘 피해가는 것도 삶의 한 부분이다. 부모가 나서서 모서리를 제거하면 아이는 위험을 판단하고 관리하는 훈련을 해볼 기회를 빼앗긴다. 아픔은 교훈을 준다. 아이는 신체의 아픔을 느낄 때 위험을 피해가는 법을 배운다. 무릎이 멍들고 타박상으로 아파보면 아이는 삶의 피할 수 없는 고통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다. 역경을 통한 배움이야말로 아이를 어른으로 성장시킨다. 아이는 스스로를 믿고 세상의 길을 찾아나가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실패는 아이들이 끈기를 배우는 방법이다. 실패와 실망을 딛고 다시 벌떡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알면 내적 회복 능력을 배울 수 있고, 이를 통해 진정한 자존감을 구축할 수 있다. 진정한 자존감은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 상태에서 사회적, 육체적, 정서적으로 능숙해질 때 생긴다. 아이들은 좌절할 때 성장하며 그 과정을 통해 심리적 보호재가 두터워진다. 


책임지고 규율하고 사랑하라

우리는 자녀가 평생토록 머리와 가슴속에 내면화해 품고 다니는 다정한 부모의 모습이 되고자 한다. 이처럼 든든한 사랑의 느낌을 심어주는 것이 훌륭한 자녀 교육의 핵심이다. 사랑은 자녀가 성장할 수 있는 강한 토대를 만들어낸다. 아이들은 항상 당신이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라는 것이 아니며 잔소리는 더더욱 원하지 않고 그저 귀 기울여 들어주기를 원한다. 자녀를 진심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 그로 말미암은 사랑이 사랑의 최고 형태다. 자기 말을 진심을 다해 들어주고 이해해주면 자녀는 부모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속에 위안을 받는다. 이처럼 따뜻하고 다정한 유대감은 당신의 자녀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는가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심리의 시멘트 같은 것이다. 그리고 자녀는 이 유대감을 주재료로 평생토록 충격을 보호해주고 정서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감정의 집을 짓는다. 부모의 할 일은 자녀가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게 책임지고 사랑으로 규율하고 추억을 만들어주는 데 있는 것이다. 


내 아이가 고귀한 자아를 가진 아이가 되길 원한다면

당신은 아이의 영혼에 무엇을 새기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 스스로 고귀한 자아를 갖춰라.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할 때 내 아이가 정말 좋은 사람이 되기를 꿈꾼다면 부모 스스로 좋은 사람, 그리고 아이에게 좋은 품성을 익히게 도와줄 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자녀 교육은 아이를 기르는 문제이기 이전에 부모 당신의 성장에 관한 문제이다. 당신이 가장 고귀한 자아를 바탕으로 자녀 교육을 할 때, 가장 소중한 임무 즉 영혼을 돌봐달라고 임무를 맡겨준 아이들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이가 아이답게 살 수 있도록 부모는 성숙한 감정을 지닌 어른이 되어야 하고 그런 다음에야 아이가 비에 젖지 않도록 우산을 씌워 줄 수 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거래 관계가 아니며 오로지 사랑을 베푸는 노력으로 가득 찬 여정이다. 우리가 좋은 부모가 되면 아이들은 우리 곁에 계속 머물 만큼 사랑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을 떠날 만큼 강해지는 것이다.





지은이 로빈 버먼 (Robin Berman)

정신과 의사이자 UCLA 데이비드게펜 의과대학 부교수이다. 미국 시카고의 러시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학부와 레지던트 과정을 마쳤으며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의과대학에서 아동 정신의학을 연구하면서 아이들이 건강한 내면을 가지고 자라도록 돕는 최선의 방법은 아이가 아니라 부모를 코치하는 데 달려 있음을 깨닫고 올바른 훈육이란 무엇인지에 관한 연구와 상담을 평생의 소명으로 삼았다. 버먼 교수는 종종 부모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양극단의 양육 방식, 즉 자녀 곁을 맴돌며 자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고 싶어 하는 ‘헬리콥터맘’ 유형과 자녀를 부모의 잣대에 따라오게 만드는 ‘타이거맘’ 유형의 양육법 사이에 보다 균형 잡힌 길이 있다고 말한다. 아이에게 ‘한계’를 제시할 때 생기는 불편한 마음을 부모가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 부모-자녀 간 유대는 오히려 더 강해지고 자녀의 건강한 정신 발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그는 UCLA에서 아동과 산모의 정신 건강을 위한 상담 진료를 하고 있으며 로스앤젤레스에서 남편 및 세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옮긴이 하윤숙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불평등의 창조』, 『밤, 호랑이가 온다』, 『깃털』, 『진화의 종말』, 『선의 탄생』, 『모든 예술은 프로파간다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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