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본위제도에 관한 두 번째 이야기. 금본위제도란 무엇이며, 금본위제도로 돌아가자는 주장은 왜 타당하지 않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금본위제도 내부의 중요한 취약점들을 살펴보고 오늘날의 정치 제도와 양립 가능한지를 알아봅니다. (1편에 이어 계속)

 


 

금본위제도로 복귀하자는 주장은 왜 틀렸는가? 

 

- 금본위제도의 역사와 한계2 : 세상이 바뀌었다!

 

실용적인 측면에서 볼 때, 국제 금본위제도의 필요를 충족시킬 정도로 금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욱 근본적인 사실은, 세상이 바뀌었다는 겁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와 금융위기를 말하다』, 49쪽

 

 

 

금본위제도에서는 통화 정책의 효과가 타국으로 전염된다

 

금본위제도로 복귀하자는 주장은 왜 틀린 것인가를 따져보는 일은 20세기 초 금본위제도가 종말을 맞게 된 상황을 살펴보는 일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금본위제도는 일종의 국제 고정환율 시스템으로서, 각국의 통화 가치는 금과 다른 나라의 통화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1900년 달러화 가치는 금 1온스당 대략 20달러 정도였습니다. 바로 그 시기에 영국 사람들은 금 1온스당 대략 4파운드 정도로 금 태환 비율을 정하고 있었습니다. 20달러가 금 1온스와 같고 금 1온스가 4파운드와 같으므로 결국 20달러가 4파운드와 같은 셈입니다. 그러므로 두 나라가 모두 금본위제도 하에 있는 경우 두 나라 통화의 가격 비율은 근본적으로 고정됩니다.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격이 오르내릴 수 있는 오늘날과는 달리, 가국 통화간 상대가격이 변동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이지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와 금융위기를 말하다』, 27쪽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금본위제도에서는 한 나라가 충격을 경험하거나, 잘못된 정책이 시행되거나, 통화 공급량이 변화한다면 다른 나라들에 그 영향이 파급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까지도 중국의 위안화는 미국 달러에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예컨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 연준이 금리를 낮춰 경제에 자극을 주면 중국에서도 통화 정책이 원칙적으로 완화됩니다. 그런데 그 낮은 금리가 중국에는 적절치 않을 수 있고, 중국으로서는 원치 않는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게 됩니다. 금본위제도는 고정환율제도이기 때문에 개별 국가가 자국만의 통화정책을 관리할 독립성을 잃게 됩니다.

 

금본위제도의 이러한 문제점은 대공황 시기에 극적으로 표출되었습니다. 밀턴 프리드먼이 지적했듯이 대공황기에 통화긴축을 시행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엄청난 실수로 통화와 경제가 급격히 수축하게 되었는데, 그 충격은 금본위제도를 타고 전 세계로 전달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공황은 세계 대공황이 되었고, 국제 금본위제를 유지하려는 생각은 대공황을 훨씬 깊고 오래가도록 만들었습니다.

 

대공황은 금본위제를 타고 미국에서 유럽으로 전달되었다. 당시 오스트리아의 크레디트 안슈탈트 은행의 부채는 정부 예산보다 많았다. 유럽 정부들은 은행 체계와 금본위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상황에서 주저없이 전자를 택했다. 

 

결국 미국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3년에 집권하면서 금본위제도를 포기하였고 그때부터 미국 경제는 반등 기류를 탔습니다. 다른 나라들도 잇따라 금본위제도를 포기하면서 침체로부터 회복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금본위제도의 끝이 경제 회복의 시작이었던 셈입니다.

 

 

금본위제도는 투기적 공격에 노출된다

 

금본위제도의 또 다른 문제는 투기적 공격을 받기 쉽다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금본위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통화와 금을 교환해준다는 확신이 사람들 사이에 있어야 합니다. 이를 ‘태환성’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중앙은행은 금을 모두 보유하는 것은 아니고 일부만 준비금으로서 보유합니다. 이를 두고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금 박막(a thin film of gold)”이라고 일컬을 정도였습니다.

 

영란은행이 보유하던 금은 소량에 불과했지만 자신에 대한 일반의 신뢰 -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영란은행은 금본위제도를 사수할 것 - 에 의존하고 있었으므로, 결과적으로 금준비 규모가 작다는 점을 들어 영란은행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금본위제도를 유지하겠다는 중앙은행의 약속에 대한 확신을 만약 시장이 잃게 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든 그 나라의 통화는 투기적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일이 영국사람들에게 일어났던 것이지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와 금융위기를 말하다』, 29쪽

 

위의 글은 1931년 영국 파운드화에 대한 투기 자본의 공격에 영란은행이 항복했던 사건을 말하고 있습니다. 당시 영란은행이 보유하던 금은 금방 동이 나버렸고, 영국은 금본위제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때 영국 재무부 관료는 목욕을 하고 있었는데, 부하 직원이 뛰어와서 “우리나라가 금본위제도를 포기했습니다!”라고 알려줬더니, 그 관료가 “우리가 그렇게 할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이처럼 금본위제도에서 투기적 공격과 다수의 금융 패닉이 있어왔습니다.

 

 

금본위제도는 현대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다 - 폴라니 테제

 

버냉키는 금본위제도로의 복귀가 왜 틀린 주장인가에 대해 가장 중요한 이유로 “세상이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세상이 바뀌었다니, 이 말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앞서 본 것처럼 금본위제도가 유지되려면, 중앙은행이 금과 연계된 자국 통화의 가치를 방어하는 데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적어도 시장에 금본위제도 유지가 중앙은행의 최우선 임무라는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 말은 다른 정책 목표들, 실업이나 경제 활성화 같은 문제들보다 통화 안정이 중앙은행의 훨씬 중요한 목표라는 뜻입니다.

 

19세기와 20세기 초에는 그럴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노동자와 일반 국민들에게 투표권이 없었습니다. (투표권은 재산이 있는 남성에 제한되었습니다). 불황으로 가장 고통 받는 노동자들은 투표권이 없으므로 정부의 정책에 반대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마음껏, 무자비하게 불황기에 금리를 올림으로써 통화를 방어할 수 있었습니다.

 

19세기 이전에는 사람들이 실업을 측정하는 일조차 하지 않았지만,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실업과 경기변동에 훨씬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요. 그러므로 요즘 세상에서 금본위제도에 대해 확약한다면, 이는 실업이 얼마나 악화되든 통화정책을 이용하여 그에 대처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임을 맹세하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와 금융위기를 말하다』, 50쪽

 

이것이 바로 글로벌라이징 캐피털에서 배리 아이켄그린이 검토하고자 한 폴라니 테제의 내용입니다. 즉, 국민 경제의 정책 결정이 노동자 계급의 이익을 대표하는 정당에 개방됨으로써 금본위제라는 국제 통화 체제가 몰락했으며, 보통선거권과 노동조합, 노동자 정당의 성장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재정치화했다는 것입니다. 경제라는 것이 인간 사회에서 독립된 힘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나 사회와 깊은 연관 속에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금본위제는 불황에 대처하는 그 자신의 방식 때문에 역사 과정에서 민주주의에 의해 밀려났습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세상에서 금본위제로 다시 돌아가자는 말은 전혀 타당하지 않습니다.

 

  

버냉키 전 의장의 더 많은 이야기들이 독자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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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와 금융위기를 말하다

벤 S. 버냉키 지음 | 김홍범, 나원준 옮김 | 미지북스 | 2014년 | 246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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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본위제도란 무엇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금본위제도의 간략한 역사를 알아보고, 금본위제도로 복귀하자는 주장이 왜 틀렸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금본위제도의 역사와 한계 1편 - 디플레이션을 일으키는 힘>. 지금 나갑니다~

 


 

 

금본위제도로 복귀하자는 주장은 왜 틀렸는가? 

 

- 금본위제도의 역사와 한계1 : 디플레이션을 일으키는 힘

 

"포트 녹스의 모든 금을 다 준다고 해도 존 맥클레인 그 녀석과 바꿀 수 없다."

- 영화 <다이하드3>에서 제레미 아이언스의 대사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의 연방준비제도는 양적완화를 통해 엄청난 양의 통화를 시중에 풀었습니다. 미국이 그렇게 과감한 통화적 팽창을 시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일부 비판자들은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미국의 세뇨리지(화폐 주조 차익)를 비판하고 이것이 미국에 과분한 특권을 제공한다며, 국제 통화 시스템을 금본위제도로 되돌릴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금본위제는 통화 가치를 금에 고정시키는 고정환율제도이므로, 국가나 중앙은행이 통화를 함부로 풀거나 찍어낼 수 없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금본위제도로 되돌아가자는 주장은 타당한 것일까요?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와 금융위기를 말하다에서 이러한 주장에 대해 다음과 같은 근거로 비현실적이고 타당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금본위제도는 자원의 커다란 낭비를 초래한다.

 

금본위제도는 화폐가치를 금의 무게를 기준으로 고정시켜 놓은 통화시스템입니다. 금본위제도는 역사적으로 실재하고 작동한 제도로서, 19세기말에 국제 통화 체제로 확립되었습니다. 당시 많은 나라들이 금과 은을 모두 사용하는 복본위제를 사용했고, 영국만이 파운드화를 금에 연계한 금본위제를 채택했습니다. 그러나 대영제국이 무역과 금융의 최강국으로 우뚝 서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들도 금본위제도로 전환하게 되고, 전 세계의 통화는 금에 기초한 고정환율제도의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금본위제도는 그 자체로 자동적인 통화 조절 메커니즘을 갖고 있었습니다. 한 나라의 무역에서 수출입의 변동에 따라 금의 유입/유출량이 변동하고, 국내의 통화, 즉 금의 양이 변화함에 따라 물가도 이에 따라 변동하여 다시 무역의 수출입량에 영향을 주게 되어 균형의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알기 쉽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 나라가 외국으로부터 수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물건을 수입한다면, 그 나라는 물품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외국으로 금이 유출됩니다. 그러면 국내 금(통화)이 줄어들어서 물가가 하락하게 됩니다. 반대로 무역 흑자를 본 상대국에서는 같은 메커니즘으로 금이 유입되어 물가가 상승합니다. 이번에는 무역 흑자국에서는 물가가 싼 무역 적자국의 물건을 수입하게 되고 금은 반대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이렇게 해서 전반적인 무역, 통화, 물가의 균형이 맞춰지는 것이죠. 금본위제도의 이러한 자동 기제를 처음 규명한 사람은 그 유명한 철학자 데이비드 흄이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배리 아이켄그린의 <글로벌라이징 캐피털 - 국제 통화 체제는 어떻게 진화하는가>를 참고하세요.)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금본위제도는 완전한 통화시스템과는 거리가 멉니다. 예를 들어 금본위제도는 자원의 커다란 낭비를 부릅니다. 금을 여러 톤 캐낸 후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지하 금고로 옮겨햐 하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금을 모두 캐낸 후엔 다시 또 다른 구덩이로 쓸어 넣어야 하는 것이 금본위제도의 매우 심각한 비용이라고 밀턴 프리드먼은 늘 강조했습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와 금융위기를 말하다』, 26쪽

 

영화 <다이하드3>에서 제레미 아이언스가 이끄는 악당들이 부르스 윌리스가 열연한 맥클레인 형사를 엉뚱한 곳으로 따돌려 놓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지하금고를 터는 인상적인 장면이 기억나실 겁니다. 거기서 악당들은 불도저로 엄청난 양의 금괴를 몽땅 털어갑니다. 중앙은행이 금을 보유하는 것은 금본위제도 시대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본위제도에서는 통화의 가치가 금에 ‘확실히’ 연계되어 있다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확신이 중요했습니다. 그러한 통화 가치에 대한 믿음이 붕괴하는 순간 사람들은 통화를 버리고 금을 취득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앙은행의 과제는 그러한 연계와 확신을 보증하기 위해 늘 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즉 금광에서 금을 캐서 다른 유용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또 다른 구덩이로 쓸어 넣는 것이죠.

 

영화 <다이하드3>에서 제레미 아이언스가 이끄는 악당들이 뉴욕 연방준비은행 금 저장고를 터는 장면

 

 

금본위제도에서 경제는 단기적으로 더욱 불안해진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금본위제도 하에서 경제의 단기 변동성이 훨씬 컸다는 것입니다. 금과 통화가 연동되어 있으면 통화가치가 안정적이므로 물가나 경제가 변동성이 적을 것으로 얼핏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금본위제도에서는 통화 공급량을 중앙은행이 아니라 금 공급량이 결정하기 때문에, 경제의 과열과 침체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대단히 제한적입니다. 예컨대 현대의 중앙은행은 경제가 침체될 때 금리를 낮추어 경기를 진작하고, 경제가 과열될 때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립니다.

 

그러나 금본위제도는 이러한 신축성을 전혀 발휘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통화 공급이 금의 공급량에 달려 있기 때문에 경제에 더욱 우연적인 요소가 작용합니다. 경제는 팽창하는데 금 채굴량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디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됩니다. 디플레이션은 경기가 위축되는 경제적 재앙으로 인플레이션보다 훨씬 무섭습니다. 또 경제는 그대로인데, 어느 날 어디선가 대규모 금광이 발견되면 금 공급량이 늘어나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납니다.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금본위제도가 완벽한 통화시스템이기는커녕 오히려 경제에 고통을 준 상황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일어났던 디플레이션의 고통과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농민들의 정치적 운동이 격화되었던 유명한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1896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이 농민들의 편에서 은화 자유 주조 운동을 벌이며 노동자와 농민을 "황금의 십자가"에 매달지 말라고 한 사건입니다.

 

19세기 후반, 미국에서는 경제성장률에 비해 금이 부족했습니다. 금이 충분치 않았으므로 미국 경제는 디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이 기간 동안 물가는 서서히 하락하는 중이었습니다. 이 물가하락은 특히 농부들에게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농부들은 견디기 힘든 부담을 졌습니다. 자신들의 생산물 가격은 떨어졌지만, 내야 하는 부채 지급액은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였으니까요. 농부들은 농산물의 가격 하락에 의해 압박을 받았고 이 디플레이션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금본위제도로 인해 디플레이션이 초래되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은 금본위제도의 수정 필요성을 공약으로 내걸고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했습니다. 특히 그는 은을 금속화폐시스템에 추가하고자 했습니다. 더 많은 통화가 유통되도록 하고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였지요. 그는 이런 내용을 19세기 웅변가답게 매우 감동적으로 다음과 같이 연설했습니다. “그대는 가시 면류관을 노동자의 이마 위에 내리누르지 말지어다. 그대는 사람을 황금의 십자가에 못 박지 말지어다.” 그가 말하고자 한 것은, 정직하고 근면한 농민들이 금본위제도에 눌려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와 금융위기를 말하다』, 31~32쪽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1860~1925)

 

이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농민들의 열망을 대변한 민주당 후보는 결국 패배하여 공화당의 윌리엄 맥킨리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습니다. 맥킨리 대통령은 금본위제를 고수하고자 했는데, 이는 달러는 경화(hard money)이며, 통화 안정을 제1의 목표로 둘 것임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것이었습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디플레이션은 엉뚱하게도 호주, 남아프리카, 알래스카에서 새롭게 발견된 금광과 새로운 시안화 금 추출 기술의 개발로 해결되었습니다. 또한 부분 지급 준비금 은행업(상업은행이 창출하는 통화의 일부만을 준비금으로 보유하는 제도)의 발전으로 금본위제와 디플레이션의 연계성이 점진적으로 해체됩니다. 금본위제는 다시 공고해졌죠. 위기를 모면한 금본위제는 다시 연장되었다가 사상 최대의 경제적 재앙인 대공황으로 인해 종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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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와 금융위기를 말하다

벤 S. 버냉키 지음 | 김홍범, 나원준 옮김 | 미지북스 | 2014년 | 246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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