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설계자
생체공학이 열어젖힌 매혹적인 비밀의 문
애덤 피오리 지음 | 유강은 옮김 | 미지북스 | 444쪽 | 18,000원
로봇 다리를 단 과학자, 귀로 보는 여자,
다시 자라는 팔다리, 한계를 모르는 기억력
연구실과 병원에서 벌어지는 조용한 혁명
한계를 넘어서는 생체공학의 도전
오늘날 인간 잠재력과 회복력의 승리를 보여주는 가장 극적이고 흥미로운 사례들이 의학과 과학에서 쏟아져나오고 있다. 애덤 피오리는 ‘생체공학’이라고 불리는 분야를 다룬 이 책에서 과학 기술의 도움으로 절망적인 장애를 딛고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준 사람들을 소개한다. 로봇 다리를 단 과학자, 눈을 잃었지만 귀로 보는 여자, 허벅지가 다시 자라는 퇴역 군인, 가족과 다시 대화할 수 있게 된 루게릭병 환자……. 마치 SF영화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는, 인간의 신체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기술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것이 아니다. 만약 우리가 고장 난 신체와 정신을 고칠 수 있다면 우리 자신을 증강하려는 유혹에 빠지지는 않을까? 우리는 생체공학 기술이 가져올지도 모를 디스토피아를 막연히 두려워해야만 할까? 애덤 피오리는 첨단 기술이 우리의 인간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일 가치가 있다는 낙관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애덤 피오리의 유튜브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어 자막 지원).
이제 새로운 프런티어는 인간 신체다
지난 세기에 인류는 대규모 공학의 전환점에 도달했다. 발명 재능이 폭발적으로 발휘되면서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는 기술적 쾌거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건설, 비행기 발명, 달 착륙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오늘날 공학자들은 신체 내부를 탐구하고 있다. 이제 새로운 프런티어는 인간 신체다. 부상당한 사람의 잃어버린 신체 기능을 복원하고, 우리 모두의 잠재력을 해방시키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4차 산업혁명의 또다른 종착지는 인체의 개량과 증강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애덤 피오리가 오늘날 생체공학의 첨단 분야들을 취재하여 쓴 <신체 설계자>는 우리에게 곧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 ‘동작’ 파트는 인간의 팔다리를 대체할 로봇공학, 신체 증강과 재생의학을 다룬다. 전도유망했던 등반가가 두 다리를 잃고 스스로 과학자가 되어 로봇 다리를 개발해 걷고 달린다. 포탄에 오른쪽 허벅지 근육의 90%를 잃은 이라크 참전 군인이 재생의학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선다. 잘린 손가락이 도마뱀 꼬리처럼 다시 자라난 베트남 참전 용사의 스토리도 소개한다.
2부 ‘감각’ 파트는 사고나 질병으로 감각기관을 잃은 사람들이 다시 듣고 보게 되는 사례를 다룬다. 폭발 사고로 눈을 잃은 여성이 이미지를 음파로 변환하는 장치를 통해 시각을 되찾는다. 세상과 완전히 단절되어 신체에 감금된 상태가 된 루게릭병 환자가 뇌와 연결된 컴퓨터로 말을 한다. 또한 금지된 뇌의학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 자신의 뇌에 전극을 삽입한 의사의 이야기도 만나게 될 것이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해답을 찾는 인간 뇌의 경이로운 회복력에 관한 수많은 사례들이 소개되는데, 감각 활동은 필연적으로 ‘뇌의 가소성’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3부 ‘사고’ 파트는 인간의 뇌가 가진 잠재력을 더욱 끌어올리고자 하는 연구들을 다룬다. 뉴런의 활동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면 그것을 직접 지휘할 수도 있지 않을까? 우울증 환자가 생체공학을 통해 다시 삶을 되찾고, 파킨슨병이 정복된다. 기억을 통제하는 메커니즘을 파헤쳐 기억력을 극대화하는 약을 개발한다. 어쩌면 우리 속의 창의력을 폭발적으로 해방하는 일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바이오닉 팔다리
1982년 전도유망한 등반가 휴 허는 뉴햄프셔주 워싱턴산의 빙벽을 등반하다가 조난당했다. 그는 극적으로 구조되었으나 동상으로 두 다리의 무릎 아래를 절단할 수밖에 없었다. 수술 후 그가 착용한 의족은 19세기 남북전쟁 당시 부상병들이 하던 나무 의족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허는 불편함을 참다못해 스스로 의족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람 다리 모양과는 전혀 상관없는 방식으로 의족을 만들어 암벽등반을 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의족을 개량시키려고 시도하다보니, MIT에서 로봇공학까지 배우게 된다. 공학박사가 된 허는 동물과 인간의 동작을 연구하면서, 발목이 다리의 제1 모터라는 것을 밝혀냈다. 발목이 반발력을 만들어내면서 인간의 걸음걸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는 현재 알루미늄, 실리콘, 카본으로 이루어진 다리를 착용하며 걷고 뛴다. 자신이 만든 로봇 다리로 말이다. 그의 다리에는 각종 모터와 모션 캡쳐 시스템, 유도 미사일에 들어가는 관성 측정 기술, 마이크로프로세서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되어 있다.
아이언맨 슈트
로봇공학은 아이언맨 슈트와 같은 외골격 시스템 개발로 나아가고 있다. 일본의 공학자 고바야시 히로시는 노인을 돌보는 사람들이 허리에 부담을 받지 않고 노인을 일으켜 세우도록 도와주는 상반신용 근력 증강 기구를 개발했다. 이 머슬 슈트를 착용하면 40킬로그램의 쌀 포대도 종이 한 장처럼 가볍게 들어올릴 수 있다. 인체의 힘을 증강하는 외골격 기구들은 현재 경량화와 효율화의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인간의 근육보다 큰 힘을 출력하는 바이오닉 팔을 만드는 것은 쉽지만, 인간의 팔만큼 작고 가볍게 만드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불도저 같은 힘을 가진 팔을 쓰려면 불도저 모터 크기의 동력원이 필요하다. 인간의 팔은 제 질량의 20배에 달하는 힘을 발생시킬 수 있지만, 기계 팔이 그만한 동력을 끌어오려면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하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머지않은 미래에 친구를 만나러 자동차를 타는 것이 아니라 외골격 슈트를 입고 달려나가게 될지도 모른다.
잘린 팔다리를 재생시키다
2004년 이라크에서 돌아온 에르난데스 병장은 포격 부상자였다. 그는 오른쪽 허벅지 근육의 90퍼센트가 찢어졌고 다리 근력의 절반을 잃었다.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고 재생의학의 도움을 받았다. 허벅지를 절개하고 돼지 방광 조직을 삽입한 것이다. 고통스러운 재활 과정을 거친 후 그의 근력은 수술 전 수준의 100퍼센트 이상으로 회복했다. 이제는 자전거를 탈 수도 있고 계단을 오를 수도 있다.
이 수술 기법은 1980년대에 스티븐 배딜락이 창안했다. 배딜락은 개의 대동맥을 다른 신체 조직으로 대체하는 실험을 했다. 처음에는 동일한 개의 소장 조직을 떼어 대동맥에 붙였다. 개는 하루를 못 버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살아남았다. 6개월 후 개를 다시 절개했을 때 소장 조직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곳에 대동맥이 자라나 있었다. 배딜락은 다른 개, 고양이, 돼지 등의 소장으로도 실험했는데, 그때마다 개는 성공적으로 생존했다.
이러한 조직 재생의 비밀에는 줄기세포의 존재가 있다. 줄기세포는 어떤 조직으로도 자랄 수 있는 미분화된 단세포이다. 2005년 컬럼비아대학의 분야크-노바코비치는 줄기세포로 심장 조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예일대학의 로라 니클러슨은 인공 폐를 배양하려고 하고 있다. 이제 과학자들은 단순히 뼈와 근육을 재생하는 것을 넘어서 복잡한 구조를 모두 갖춘 장기 전체를 공학적으로 만드는 것에 도전하고 있다. 인체의 장기를 외부에서 배양해서 환자에게 이식하는 원대한 계획이다. 터프츠대학의 데이비드 캐플런은 바이오돔을 연구한다. 절단된 팔 부위에 끼우면 팔이 완전히 재생되는 장치이다. 그는 이미 개구리의 잘린 다리에서 뼈와 기타 조직이 다시 자라게 했다. 지금은 쥐와 같은 온혈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하고 있다.
눈이 아니라 뇌로 본다
팻 플래처는 화학 공장 폭발로 눈을 잃은 여성이다. 25년이 지난 후 그녀는 우연히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음성 변환 장치로 인터넷을 했다), 네덜란드 엔지니어가 만든 시각 장애인용 프로그램을 다운받았다. 그것은 이미지를 음성 신호로 바꾸어서 시각 장애인이 볼 수 있게 해준다는 프로그램이었다. 플래처는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놀랍게도 프로그램이 내는 소리를 통해 보는 경험을 했다. 그녀는 이 프로그램과 카메라를 연결해 이제 세상을 볼 수 있다. 각 음의 고저가 화소의 밝기를 나타내고 음들이 연합해서 풍경을 교향곡처럼 연주하면, 그녀의 시각 담당 영역이 활성화되어서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그녀는 신경과학자 폴 바크-이-리타가 한 유명한 말의 증거다. “우리는 눈이 아니라 뇌로 본다. 우리가 망막을 잃어도 뇌가 손상되지 않는 한, 보는 능력을 잃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감각기관을 잃더라도 망가진 기관을 반드시 고치거나 대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아냈다. 시각이나 청각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감각 정보를 일관된 신호로 변환하여 뇌에 전달해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뇌가 온전한 이상 우리는 귀가 없어도 들을 수 있고, 눈이 없어도 볼 수 있다. 인간의 뇌는 놀라운 가소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뇌의 가소성을 이용하다
캘리포니아대학의 마이클 머제닉과 로빈 미켈슨은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인공달팽이관을 만들었다. 인공달팽이관은 전통적인 보청기처럼 소리를 증폭시키지 않고, 청각 신경에 직접 자극을 가했다. 그러나 그 장치는 인간의 귀를 조잡하게 모사하는 수준이었고 팔뚝으로 피아노를 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엉망으로 뒤섞여서 하나도 알아들 수 없다며, 인공달팽이관을 ‘형편없는 쓰레기’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엄청난 돈과 노력이 들었기 때문에 장치를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몇 달 후 기적이 일어났다. 환자들이 소리가 전부 다 들리기 시작했다며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장치는 전혀 달라진 것이 없었다. 변한 것은 환자들의 뇌였다. 환자들의 뇌가 가소성을 발휘하며 인공달팽이관에 적응했고, 이 장치가 전달하는 조잡한 소리에서 진정한 소리를 해석해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성인이 되면 “뇌의 가소성이 사라진다”(어린 시절에는 뉴런들이 자유롭게 연결되고 끊어지지만 어른이 되면 뉴런들의 연결이 굳어진다)는 통념을 깨는 사례이다. 만약 신경세포의 가소성이 발휘된다면 뇌졸중 환자나 척추가 끊어진 환자도 치료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하버드대학의 타카오 헨쉬와 이탈리아의 생물학자 람베르토 마페이는 뇌의 가소성을 막는 뉴런 연결 억제 인자(브레이크)를 발견했다. CSPG라고 알려진 단백질은 뉴런의 연결망을 코팅해서 새로운 연결이 형성되는 것을 막는다. 마페이는 쥐 실험에서 이러한 억제 인자를 파괴하는 물질을 시각피질에 주입하여 쥐의 손상된 시력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조만간 과학자들은 인위적으로 뉴런의 연결을 가속화하는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생각 헬멧
데이비드 제인은 장신의 운동선수였으나 20대 중반에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뇌에서 사지로 신호를 전달하는 운동 뉴런들이 죽으면서 전신이 마비되는 병이다. 루게릭병 환자들은 의식과 지각은 온전하지만 몸을 움직이거나 말을 할 수 없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를 ‘감금’이라고 말한다. 세상과 완전히 단절되고 산 채로 땅에 묻히는 것과 비슷한 경험이다.
조지아공대의 신경학자 필 케네디는 이 감금된 환자들의 뇌에 외부 장치와 연결된 전극을 삽입해서 그들을 세상과 연결시키려고 노력한다. 케네디는 환자들의 두개골을 열고 운동피질에 전극을 삽입하여 생각만으로 컴퓨터 화면의 커서를 움직이거나 컴퓨터의 인공 목소리로 발성할 수 있게 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뇌로 보듯, 뇌의 운동영역이 살아 있다면 운동신경이 죽어도 뇌의 신호를 받아 외부 장치를 통해 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경학자인 거윈 샤크는 누워서만 지내는 10대 뇌전증 환자들에게 생각만으로 비디오게임 <둠>을 하는 법이나 이메일을 보내는 법을 가르친다. 2012년 피츠버그대학의 연구자들은 환자의 뇌와 바로 연결된 로봇 팔을 이용해 환자가 생각만으로 초코바를 집어 한 입 베어물게 했다. 샤크는 환자들이 특정 음악을 들으면서 반응하는 뇌의 신호를 포착해 그 음악이 무엇인지 알 정도로 다시 음파로 재현해냈다. 우리가 말을 하기 위해서는 청각 부위가 먼저 활성화된다. 그 말이 어떻게 들릴지 뇌가 미리 예상하는 것이다. 뇌의 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면 그것을 말로 번역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연구가 성과를 거둔다면 감금된 환자들은 생각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하는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필 케네디는 환자들에게 전극을 삽입하는 것이 금지되자 2014년 자신의 뇌에 전극을 삽입하고 실험하기에 이른다. 몇 주만에 감염이 발생하여 전극을 제거해야 했지만 그의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뇌에 전극을 삽입하는 방식을 ‘침투형’이라고 하는데 거윈 샤크와 군사과학자 엘머 슈마이서 대령은 뇌에 전극을 삽입하지 않고도 생각을 파악하고 이를 외부 장치와 연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완전한 비침투형 생각 헬멧’이라는 궁극의 아이디어다. 현재 이 텔레파시 장비는 일차적으로 전장에서 빠른 통신을 위한 군사적 용도로 연구되고 있다.
인간 정신의 증강: 무제한의 기억력과 창의력
노벨상 수상자인 신경생물학자 에릭 캔델은 해양 생물인 군소 연구를 통해 장기 기억을 형성하는 특정 단백질인 CREB를 발견했다. CREB가 활성화될수록 기억력이 증강되는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기억하기보다 생존에 중요한 것(정서적으로 강력한 의미를 지닌 것)을 더 오래 기억하도록 진화해왔다. 그러나 CREB를 의도적으로 활성화하는 약이 개발된다면 무제한의 기억 능력도 현실이 될 수 있다.
현대 과학이 뇌의 구조를 점점 파악하게 되면서 뉴런들의 교향곡을 직접 지휘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리고 있다. 그렇게 되면 우울증, 파킨슨병, 강박장애 등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뇌의 창의성과 혁신, 상상력의 증강도 가능해진다. 외상으로 인한 후천적 서번트 증후군에 대한 연구는 그러한 가능성에 주목한다. 서번트 증후군이란 정신장애를 갖고 있지만 특정 분야에서 천재성을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39세의 비즈니스맨이었던 데릭 아마토는 뇌진탕 사고 이후 청력 손실과 기억상실을 겪었다. 그러나 그는 갑자기 음악적 재능이 폭발했다. 측두엽의 뇌출혈로 언어 능력의 장애를 겪은 40대 회계사는 갑자기 안 그리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언어 능력이 회복되자 미술 능력도 사라졌다.
과학자들은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 능력은 서로 대립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드니대학의 신경과학자 앨런 스나이더는 우리가 세상을 파악할 때 사용하는 사고틀이 예술적 창조 능력을 제한한다고 본다. 평소 뇌의 특정 영역이 잠재적 예술 능력을 억제하는데, 후천적 서번트 증후군 환자들의 경우에는, 억제 역할을 하는 뇌의 영역이 병이나 사고에 유린되면서 서번트 기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 영역은 측두엽과 전두엽의 일부로 논리, 언어, 이해, 사회적 판단을 수행하는 뇌 부위이다. 이 부위의 역할은 생존에서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는 뇌 속의 유연한 정보 흐름을 차단하고 효율을 추구하기 때문에 창조성을 제약한다. 만약 우리가 뇌 구조를 더욱 이해하게 된다면 우리의 창조성을 해방하는 것도 가능할지 모른다.
기술은 인간성을 향상시킬 것이다
바야흐로 생명공학 혁명 덕분에 놀라운 일이 가능해졌지만, 어떤 면에서 이 신기술들은 아직 원시적이다. 과학소설 같은 진보를 이루긴 했어도 여러 면에서 우리는 아직 초창기에 머물러 있다. 마치 포드자동차의 첫 번째 T모델이 조립라인에서 처음 나오거나 플로피디스크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와 같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제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연구실과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이 조용한 혁명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기술은 신체와 정신 면에서 완전히 초월적인 인간을 탄생시키고, 세상은 근원적인 불평등으로 한발 더 나아가게 될까? 증강의 욕망이 집단적인 칩 이식을 부추기고 대규모 해킹이라는 재난으로 가게 될까?
이 책은 기술을 지나치게 두려운 눈길로 바라보지 말자고 조언한다. 우리는 기술을 통해 우리가 인간임을 표현하고 삶을 끌어안을 수 있게 해주는 능력을 얻을 수 있다. 오늘날 기술 발전의 이면에는 움직이고, 느끼고, 생각하는 일을 회복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의 포
기하지 않는 의지가 살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능력이 아니라 우리의 인간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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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애덤 피오리 Adam Piore
뉴욕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언론인. 『뉴스위크』,『보스턴글로브』, 『리더스다이제스트』에서 오랫동안 편집자 및 특파원으로 일했다. 현재는 『디스커버』와 『포퓰러사이언스』 객원 편집자로 일하면서 과학 전문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맹활약 중이다. 9/11 사태 당시 그라운드제로 현장 보도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이라크, 쿠웨이트, 독일, 터키 등에서 보도한 기사로 여러 차례 ‘내셔널매거진어워드’를 수상했다. 『GQ』, 『노틸러스』, 『마더존스』, 『사이언티픽아메리칸』, 『콘데나스트트래블러』 등 유수의 잡지에 특집 기사를 기고했다. 1994년 컬럼비아대학에서 이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이 유강은
국제 문제 전문 번역가. 옮긴 책으로 『빚의 만리장성』, 『도덕의 기원』, 『신이 된 시장』, 『자기 땅의 이방인들』, 『기지 국가』, 『서양의 부활』, 『데드핸드』, 『의혹을 팝니다』 등이 있으며, 『미국의 반지성주의』 번역으로 58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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