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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북스 소식

책의 생명

사실 나온 지 서너 달이 지나고 나면 책은 제 갈 길을 찾지 못합니다. 언론사 서평도, 주요 인터넷 서점 페이지에도 사라지고, 이제 책은 간혹 오프라인 서점의 평대 위에서만 독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서늘한 창고 한구석 혹은 서가 어딘가에 꽂혀 있지 않는 한은요. 


그게 책의 운명이라고, 내가 더 뭘 할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필요한 사람들은 알아서 찾았겠지, 그저 우리 사회에서 이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이만큼이라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려고 애를 씁니다. 신문 한켠에 광고라도 해주지 못한 것, 하여간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게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은 속으로 삭힐 뿐입니다. 그것은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고, 책이 팔려야 돈이 생기니까요. 


하지만 드물게도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독자들이 있습니다. 그저 혼자 읽지 않고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말하는 독자들이 있고, 그것을 글로 쓰는 사람들이 있고, 블로그 혹은 페이스북, 트위터에 남기는 독자들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양하겠지요. 말하지 않거나 쓰지 않고는 참을 수 없어서(세상에, 너무 재밌어서!),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 등등. 그렇게 해서 책은 이제 오직 독자들의 세계에서 제 생명을 유지해나갑니다. 더 이상 아무도 말하지 않고 쓰지 않는 책은 이제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사라져가겠지요. 완전히 새로운 우연으로 어느 독자의 눈에 띄지 않는 한은요.


미지북스의 책들입니다. 근간 『세속적 휴머니즘이란 무엇인가?』만 없네요. 올 한 해 또 어떤 책이 나올지 (저는) 기대됩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미지북스의 지난 책들을 하나하나 검색창에 입력해 봅니다.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독자들, 그들의 글을 읽기 위해서요. 저 역시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단지 읽고 쓰며 스스로의 성실함에 놀라워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렇게 말함으로써 책의 생명에 불씨를 지피고 책은 새로운 길을 걸어갑니다. 책에 대해 말하고 쓰는 우리는 책의 사도들인 것만 같습니다. 


미지북스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트위터를 통해 미지북스의 책의 리뷰와 서평을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하려 합니다. 읽을지 말지 망설였던 책이 있다면 결정을 내리는 데 참고하실 수 있겠고, 이미 읽은 책이라면 이 책을 다른 누군가는 어떻게 읽었을까, 대화 나누듯 읽으실 수 있겠고요. 


더 많은 말이 더 많은 삶과 앎을 가능하게 한다는 말을 자주 새기곤 하는 요즘입니다. 여러분들의 하루에도 더 많은 말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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