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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知 - 책 읽기

부동산 시장, 현재 어디쯤 와 있을까?

부동산 시장, 현재 어디쯤 와 있을까


 

존경받는 가치투자자인 하워드 막스는 <투자에 대한 생각>이라는 책에서 중요한 투자 원칙으로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는 투자에서 시장 주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어도,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2013년 주택시장이 바닥을 치고 상승한 지난 5년간의 호황은 평균적인 주택 사이클에 비해 길었습니다. 주택 가격의 상승폭 역시 연2~3%의 경제성장률에 비해 꽤 매력적인 편이었습니다. 이러한 기나긴 호황의 추억이 여전히 부동산에 대한 굳건한 신앙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여전히 주택시장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그러나 2018년, 44만호의 역대 최고 입주 물량이 기다리고 있으며, 금리 인상도 시작되었습니다. 지방은 이미 2016년부터 하락세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은 현재 어디에 와 있는 걸까요? <빅데이터로 예측하는 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의 저자는 거두절미하고 데이터로 확인해보자고 말합니다.

 

건설사에서 수주 정보를 접수하고 사업을 검토하면, 당장 사업을 수주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6개월 후에나 분양을 한다. 따라서 시장 예측을 위해 시장의 ‘선행지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현재 상황이 좋다고 하더라도 그 시점이 고점이라면 상당히 위험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 역시도 ‘최근 00지역이 몇 퍼센트 올랐다’고 하는 매매가 변동률은 어느 시점부터는 참고만 했다. (오히려 최근 몇 분기 연속 상승률이 높았다면 반대로 이것이 고점 시그널이 아닌가 의심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동행 혹은 후행지표에 가까운 매매가 변동률을 대체할 선행 시그널을 찾기 위해 몇십 개의 논문과 보고서를 뒤져본 뒤, 우연히 ‘매매가 순환변동치’라는 개념을 발견했다. 이것은 어느 지역 매매가의 장기 추세를 구해 현재 매매가가 장기 추세 가격을 상회하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주택시장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데이터는 거래량, 구매 심리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국에는 매매가가 그 지역의 주택 경기를 최종적으로 반영한다. 따라서 주택 매매가의 순환 변동치를 연결하면 그 지역의 중장기 주택 경기를 설명해주는 ‘매매가 순환주기’ 그래프를 그릴 수 있다.

- <빅데이터로 예측하는 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 39~40쪽

 

보통 뉴스나 부동산 투자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 매매가 변동률입니다. “지난주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00%로 지난달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둔화되었다”그러죠. 그러나 미래의 분양 성공 가능성을 점쳐야하는 (건설사에서 근무하는) 저자 입장에서는 매매가 변동률이 선행지표가 아닌 후행지표에 가까워 사용하기가 곤란하다고 느낍니다. 따라서 매매가 변동률보다 더 나은 대안을 찾게 된 것이죠.


 

위 그림은 저자가 오랜 시간에 걸쳐 연구한 끝에 가장 핵심적인 선행지표로 삼은 데이터로 구성한 그래프입니다. 자세히 보면 ‘매매가 순환변동치’와 ‘입주 물량’ 두 가지 데이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매매가 순환변동치는 말하자면, 현재의 매매가와 매매가의 장기추세를 비교한 것입니다.

 

매매가 순환변동치 = 현재의 매매가 - 매매가의 장기추세

 

매매가 순환변동치는 0을 기준으로 위 아래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곡선으로 표현됩니다.

이 선이 0보다 위에 있으면서 우상향하면 현재의 집값이 장기추세선보다 높은 상승 국면에 있다는 뜻입니다. 반면 0보다 위에 있지만 우하향하면 집값이 장기추체선보다는 높지만 시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뜻이고요. 어째든 0 위에 있으면 부동산 시장은 호경기입니다.

 

반대로 순환변동치가 0보다 아래에 있으면서 우하향하면 현재 집값이 장기추세선보다 낮은 하락 국면에 있다는 뜻입니다. 0보다 아래 있으면서 우상향하면 시장이 장기추세선보다 낮은 위치에 있지만 회복 국면에 있다는 뜻이고요. 어째든 0 아래에 있으면 이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불경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식 차트에서 장기 이동평균선과 주가의 관계를 보고 상승 추세/하락 추세로 구분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거래량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추세선 대비 현재의 시장 가격이라고 말합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2018년 현재 한국 주택시장은 상승 국면에 있습니다. 하지만 순환주기 상으로 2017년 1분기 현재 진폭이 거의 전고점(2008년 1분기) 수준까지 확장되어 있습니다. 어느 정도 호황기 말미에 와 있다는 뜻이죠.

 

점선은 입주 물량입니다. (숫자의 단위는 천입니다. 2018년 448은 44만8천호를 뜻합니다). 입주 물량은 매매가 순환주기의 변동 원인입니다. 입주 물량이 많아지면 공급이 늘어 가격이 하락합니다. 입주 물량이 적으면 공급이 줄어 매매가가 상승합니다. 입주 물량과 매매가 순환주기를 함께 보면 현재의 시장을 보다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그래프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전에는 무려 7년 연속 30만호 이상의 입주 물량 공급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엄청난 양이죠. ‘물량 앞에 장사 없다’고 당연히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18년의 경우에도 44만호의 역대급 입주 물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저자는 공급이 제한된 서울을 제외하면 2018년 이후에는 이전과 같은 주택 가격의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2018년 이후에 부동산 시장은 폭락하게 될까요? 2008년 이후의 불경기처럼 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오’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과거 3년간의 입주 물량 공백기(2011~2013년) 때문입니다. 이때 역대 최저 수준의 공급이 이루어졌고, 근래의 입주 물량을 누적해서 봐도 둔화 가능성은 있지만 급격한 충격 가능성은 낮다고 합니다. 또한 금융위기 이전의 전세가율과 금리 수준과 비교해볼 때도 지금의 제반 여건이 훨씬 양호한 편이며, 무엇보다 과거의 물량 공백기가 주택시장의 급진적 하락을 막아주는 완충장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하네요.


 ★ 대형 건설사의 부동산 데이터 분석가가 전하는 2만 시간의 노하우 

<빅데이터로 예측하는 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조영광 지음)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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